올해 칸을 보고 든 생각이 있다. 블로그를 사례 데이터 베이스화하지 말자고.
이제 남의 나라에서의 사례를 보고 우리나라에 적용하려는 생각은 환경에 맞지도 않고 효과를 보기 어려울 뿐 더러, 사례가 케이스 스터디 영상이 되어서 광고제를 통해 알려졌을 즈음에는 이미 6개월 이상, 때로는 2년이 지나 있는 등 철 지난 경우가 많고, 우리나라에서 잘 되는 사례를 가지고 해외의 다른 로컬 사람들에게 왜 이렇게 잘 되었는지를 이해시키기도 어렵다고…
내가 로컬 시장을 주요 타겟으로 하는 에이전시에 소속되어 있는 한, 로컬 시장에 최적화된, 가장 알맞은 캠페인을 만들도록 돕는 게 나의 역할이고, ‘Mobile First’의 우리나라 디지털 인프라는 장차 디지털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최고의 토양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우리나라에 맞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방식을 찾기 위해 해외와 로컬의 디지털 트렌드를 이해하고 조사한다. 그리고 그 다른 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클라이언트와 동료들에게 조언하고자 한다.
한편, 이번에 번역하는 기사 시리즈는 의외의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기사를 통해서 나는 우리나라 광고계에 일을 하다 보니 ‘광고’를 하게 된 이방인의 시점에서… 우리나라 광고 업계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제 ‘정도’는 없다. ‘공식’도 없다. 소비자에서 시작하여 매체와 방식에 얽매이지 않는 커뮤니케이션과 크리에이티브만이 살아남는 디지털 시대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이제 TV보다 디지털을 더 오래 사용한다. 우리나라도 곧 이런 시대가 될 것이다. 그래서 비록 일본 광고인들의 인사이트이긴 하지만, 이를 빌어서 다시 되돌아 보고 이후를 준비했으면 한다.
한편, 혁신적인 광고와 상품 개발을 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최근 ‘버버리 키스’를 선보였던 구글의 Art, Copy & Code를 들 수 있다.
* 번역하는 기사의 모든 내용이 반드시 내 의견과 일치하지는 않음을 미리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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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arvard Business Review (Japan) http://www.dhbr.net/articles/-/1903
- 게재일 : 2013년 6월 21일
- 작성 : 시마 코이치로(嶋浩 一郎) & 기무라 켄타로(木村 健太郎) – (하쿠호도 케틀 공동 대표)
- 한글화 : 강은진 Mika EunJi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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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 광고가 변하는지를 묻길래, ‘변한다’고 바로 답했다]
[2회 – 광고업계의 변화를 알기 위한 3개의 키워드와, 시마 코이치로의 좀 의외의 예측과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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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째 연재글부터는 칸에서 작성하고 있다. 이번 회는 대담 형식으로, 게스트는 TBWA 하쿠호도의 Executive Creative Director, 사토 카즈(佐藤カズー) 씨이다. ‘광고가 진화할 수 있는지‘를 테마로, 칸에서 수상한 것은 ‘이제 하면 안되는 것 리스트‘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광고에 이노베이션이 필요한 이유 등을 열정적으로 논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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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칸 국제광고제)에 와 있다. 그저께 나는 칸에서 가장 큰 홀에서 세미나를 했다. ‘크리에이티브 연금술’이라는 테마로, 새로운 미디어와 기술, 빅 데이터 등의 급격한 변화를 맞은 시대이기에 소중한, 전례 없는 과제를 헤쳐나가기 위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5가지 연금술에 대해, 2천 명 정도의 사람들 앞에서 45분 동안, 영어로 발표했다. 지금은 이런 책무에서 벗어났기에 회장이나 거리를 걸으며 다양한 이들에게 말을 걸어 보는 등 즐겁게 보내고 있다.
그리고, 칸의 매력 중 하나는 국내외의 여러 크리에이터들과 마케터들과 평소엔 불가능한, 깊은 논의를 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광고는 변하는가’ 세번째 연재에서는 TBWA 하쿠호도의 ECD 사토 카즈 씨와 ‘광고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라는 테마로 얘기한다. 작년 필름 부문의 심사위원을 맡았던 카즈 씨는 어제 수상식에서 일본인으로서 유일하게 PR 부문과 프로모션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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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은 과거다]
기무라 : 칸은 광고 업계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카즈 : 지금까지의 칸은 향후 1년을 위한 벤치마킹, 즉 마케팅의 트렌드를 알기 위한 곳이었습니다. 칸이 준 지표는 그 해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성을 나타냈고, 광고는 이로 업데이트되어 왔죠.
기무라 : 올해는 어떤 변화를 느끼셨나요?
카즈 : 이제는 칸이 끝나면 이미 과거, 칸에서 수상한 것은 ‘이제 하면 안되는 것 리스트’라고 생각합니다. 칸 보고회에서 다음의 키워드 등이 일본에 적용될 수 있을지는, 이제는 그걸 추종하면 광고 업계의 트렌드에 뒤쳐지는 느낌이 듭니다. 여기서 본 것은 크리에이티브의 연금술 중 하나의 소재가 될 순 있으나, 그건 소재일 뿐입니다.
기무라 : 과연, 확실히 광고 산업의 트렌드의 변화 속도는 매우 빨라진 거 같습니다. 예전엔 칸에서 세계의 여러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발견하고 그걸 자신의 나라에 가지고 돌아갔지만, 이제는 그런 캠페인은 칸에 오기 전에 이미 사이트나 유투브에서 소개됩니다. 칸이 무엇을 선택할지, 칸이 무엇을 알릴지가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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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업계가 혁신을 의식하기 시작하다]
기무라 : 그런데, 올해 칸에서 주목할만한 소식은 있나요?
카즈 : ‘이노베이션 라이언즈’였죠. 올해 신설된 새로운 심사 카테고리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에서 결실을 맺기 전에, 기술 단계의 혁신을 평가하는 카테고리입니다. 제조 업계나 학구적인 영역에서는 10년 정도 계속 회자된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광고 업계가 이제야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죠. 저는 이 이노베이션 라이언즈가 무언가의 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기무라 : 앞으로 기술이 광고를 계속 진화시킨다면, 아직 실현되지 못한 이노베이션의 씨앗을 발견하는 게 광고 업계의 진화나 크리에이티브의 진화에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노베이션 라이언즈는 실용화되지 않은 아이디어도 응모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었고, 후보작이 된 아이디어들은 심사위원들의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심사 받는 시스템도 새로웠구요. 기대가 되네요.
광고업계의 혁신이라 하니, 작년 칸의 세미나에서 ‘광고업계의 전설’로 불리는 BBH의 창설자 – Sir John Hegarty 씨가 이런 문제를 제기했던 게 생각나네요. 사람들이 광고를 이전보다 좋아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에 대해 ‘수많은 산업 중에서 과거보다 퀄리티가 떨어진 산업은 광고 산업 정도지 않냐’고 하셨죠. 카즈 씨가 보시기에 지금 왜 광고에 이노베이션이 중요한가요?
카즈 : 저는 광고 자체가 퇴화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광고 이외의 것이 굉장히 진화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전 세계에 새로운 것이나 재미있는 모든 것이 광고의 라이벌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아사히 TV에서 방영하는 애니메이션과 그 옆의 스크린에 있는 페이스북에 그 광고가 이길 수 있을까요? 광고의 라이벌들은 다른 걸 하면서도 즐길 수 있고, 입구에 마음의 장벽이 없습니다. 그런 것에 이길 수 있는 걸 제공해야 합니다.
기무라 : 소비자가 보고 싶은 걸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에, 소비자가 진짜 보고 싶은 걸 만들 수 없으면 긍정적이지 않다는 거네요.
카즈 : 첨언하자면, 모두가 같은 정보를 공유하는 경우도 줄어들었습니다. 예전엔 축제가 있으면 거기에 모두가 모여들었지만, 이제는 각 지방의 축제도 있고, 페스티벌도 있고, 친구 집에서 하는 파티도 있죠. 어떤 축제에 갈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건 모두가 보고 있는 TV 등의 대중 매체에서 모바일이나 타블렛 등의 개인 스크린이 된 게 크다고 생각합니다. 공유하고 있는 그룹이 많은데, 우리는 정말 가고 싶은 축제를 기획해야 하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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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the people, for the country, for the earth]
기무라 : 모두가 와주는 축제는 간단히 말하면, 어떻게 만들 수 있나요?
카즈 : 간단히 말하면 ‘정말 유저가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겁니다.
유틸리티로서 정말 도움이 되는지, 혹은 엔터테인먼트로서 정말 즐길만한 것인지를 말입니다. 이제야말로 우리는 심플한 욕구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기무라 : 확실히 웹 상에 캠페인을 만들어도 어지간히 도움이 되거나 재미있지 않은 한 아무도 보러 안 오죠. 웹은 마법 같이 여겨지기 쉬워서, 거기에 정보를 두는 것만으로 전달한 듯 하지만, 그건 큰 착각이지요. 그럼 정말 유저를 위한 걸 제공하기 위해서 광고업계에 가장 필요한 시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카즈 : ‘세상의 니즈를 형상화한다. 이를 위해 지금 존재하지 않는 것을 실현한다‘는 이노베이션의 시점입니다.
이런 상품을 만들면 온 세상이 이런 식으로 좋아진다, 그런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감각… 그런 이노베이션의 시점으로 광고 개발과 상품 개발을 해야 합니다.
왠지 온 세상을 분석해서 이런 게 잘 팔릴 거 같다는 등 라이벌에 비해 이런 점이 좋다는 시점이 아니라, 온 세상이 필요로 하고 온 세상의 사람을 위하는 시점에서의 상품 개발 – ‘For the people, for the country, for the earth’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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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개발과 상품 개발의 융합]
기무라 : 카즈 씨는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하고 계신가요?
카즈 : TBWA 하쿠호도에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거기에선 온 세상의 니즈와 기업이 가진 기술을 우리가 조합해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시험해 보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니즈에서 온 아이디어로, 상품과 광고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프로세스입니다.
기무라 : 광고회사가 상품 개발에 진심으로 뛰어 든다는 건 필연적인 도전이라 생각합니다. 받아들이는 소비자는 애초에 ‘한 사람’이기에, 애초부터 광고와 상품이 분리되면 안된다고 여길 거고, 상품이 만들어지고 나서 광고를 만들기 보다,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가치를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방식이 본질적이라 여겨집니다. 최근 칸의 흐름에서도 광고와 상품, 서비스 개발의 융합이라는 건 이노베이션의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카즈 : 이노베이션에는 2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적 없는’ 이노베이션과 ‘실용화’하기 위한 이노베이션입니다.
기술자들을 만나보면 멋진 기술인데도 그 기술을 어떻게 세상에 활용할지 모르고 잠들어 있는 케이스가 굉장히 많습니다. 또한 하드웨어를 발명해도 그걸 여러 회사에 가져가서 상품화를 하려 교섭하는 게 큰일입니다. 이런 ‘실용화’라는 2번째 이노베이션을 위해서는 세상 사람들을 잘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것을 잘하는 우리들 – 프로 광고인이 있고, 프로 기술자가 있고, 그 곳에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내는 그런 조직입니다.
기무라 : 처음에 일본에서 개발된 기술을 유럽/미국 기업에서 실용화하여 대중에 보급하는 케이스도 굉장히 많은데요, 국제 광고제에서는 그런 케이스가 많이 수상합니다. 저는 심사위원을 하면서 언제나 인상 깊었던 게 ‘메마른 기술의 수평 사고’란 말이었습니다. ‘계속 쏟아지는 기술의 싹을 전 세계의 사람들이 활용하도록 한다’는 실용화의 이노베이션 스킬을 더 닦는다면 일본은 다시 이노베이션의 선진국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카즈 : 진정한 이노베이션을 일으킨 이들은 꼭 ‘세상을 좋게 만들고 싶다’는 시점을 우선 가지고 있으며, 그래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발명이 일어나는 거 같네요. 이노베이션에 중요한 것은 ‘그 상품이 인류의 무엇을 진화시킬지’, ‘그 상품이 인류를 몇 mm 전진시킬지’에 대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기무라 : 오늘밤, 이노베이션 라이언즈의 수상 결과가 기대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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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무라 켄타로(木村 健太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