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비지니스 리뷰 : 하쿠호도 케틀의 ‘광고는 변하는가?’] 5회 – 칸에서 기무라 켄타로가 덴츠의 키시 유우키에게 ‘스토리가 개척하는 광고의 미래’에 대해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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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전공하지 않고, 광고 공모전 한 번 응모해 본 적 없는 시각디자인 전공자”

이는 내가 취직할 때 가장 걸림돌이 되었던 스펙이었다. 하지만 이후에 이런 스펙이 도리어 강점이라 생각하는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글에서 하쿠호도 케틀의 기무라 켄타로는 덴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키시 유우키와의 대담을 진행하는데, 기존의 브랜드나 광고 이론이 이제는 통용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도리어 판에 박힌 지식이나 편견 없이 소비자로부터 시작하는 광고가 먹히게 된 지금, 이런 배경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NEXT CREATIVE’를 제시하라는 소명을 받았다. 이 글이 한국의 NEXT CREATIVE를 함께 생각해 볼 초석이 되길 바란다.

* 번역하는 기사의 모든 내용이 반드시 내 의견과 일치하지는 않음을 미리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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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시 유우키(岸 勇希) https://twitter.com/yukixcom

일본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미디어 연구자이다. 현재 덴츠에서 근무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디자인하기 위한 책’을 2008년 덴츠에서 출판하였고, 여기에서 ‘Communication Design’이란 개념을 광고 업계에 제창하였다. 광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상품 개발/사업 디자인/공간 및 도시 계획/아티스트의 프로듀스부터 드라마 등 TV 방송 기획 및 제작까지 폭 넓은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2010년 칸 국제광고제의 심사위원을 맡는 중 국제적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출처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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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 광고가 변하는지를 묻길래, ‘변한다’고 바로 답했다]

[2회 – 광고업계의 변화를 알기 위한 3개의 키워드와, 시마 코이치로의 좀 의외의 예측과 망상]

[3회 – 칸에서 기무라 켄타로가 TBWA 하쿠호도 ECD 사토 카즈에게 ‘광고가 진화할 수 있는지’ 물어보다]

[4회 – 칸에서 시마 코이치로가 전략적 PR의 전문가 이노구치 타다시에게 ‘PR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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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 연재글은 하쿠호도 케틀의 기무라 켄타로와 덴츠의 키시 유우키의 대담이다. BRANDED CONTENT & ENTERTAINMENT LIONS 부문의 심사위원이었던 키시 유우키 씨가 이 부문에서 중요시된 ‘스토리’에 대해 얘기한다. 또한 이 부문이 일본인에게는 어려운지도 얘기한다. ‘컨셉의 해상도를 낮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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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동안 계속 된 칸 라이온즈, 내게는 10번째인 칸도 드디어 마지막 날이 되었다. 이 연재 초기에 언급했듯이 칸에는 필름/아웃도어/사이버 등 다양한 부문이 있는데, 각각 부문별로 매일 밤 수상식이 열리며, 이 부문의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칸의 특징이다. 그건 광고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걸 의미하는데, 신설된 부문은 그 시대의 광고 산업의 최첨단 영역인 것이다.

BRANDED CONTENT & ENTERTAINMENT LIONS는 2012년에 신설되어 주목을 받고 있는 부문이다. (이하 브랜디드 콘텐츠 부문) 이번 회에는 2013년, 이 부문의 심사를 담당했던 덴츠의 시니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인 키시 유우키 씨와 얘기했다. 키시 씨는 올해 미디어 부문에서 (TOYOTA의 ‘AQUA SOCIAL FES!!’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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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사람을 움직인다]

기무라 : 심사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브랜디드 콘텐츠‘라면, 영화나 TV 프로그램 같은 광고 이외의 엔터테인먼트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실제로는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요?

키시 : 영상 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대상으로 하는 부문입니다. 하지만, 작년에 신설된 부문이기에 올해는 그야말로 ‘브랜디드 콘텐츠란 무엇인가?‘에 대해 격렬한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칸에서는 새로운 부문이 만들어지면 첫 해에는 우선 어떻게든 심사를 하고, 해치워버리는데요, 2년째의 심사위원들은 보다 그 부문의 의미나 존재 의의를 논의하고, 그 기준을 세상에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심사를 하는 동안에는 몇 번이고 매번 ”What’s content?”하고 논의하게 되었죠. 기무라 씨도 프로모션 부문이 신설된 작년에 심사위원을 하셨으니 얼마나 큰일이었는지는 잘 아실 겁니다.

기무라 : 네에, 분명 2007년이 프로모션 부문이 생기고 2년째 되는 해였습니다. 프로모션이란 도대체 무엇이고, 광고와는 어떻게 다른지를 한밤중까지 격렬하게 토론했었습니다. 그걸 끝없이 계속했기에, 칸이 계속 활력(dynamism)을 유지할 수 있었죠. 그러고 보니 시마도 올해 PR 부문의 심사를 한 건 2번째고, 사실 제작년에 PR 부문이 생겼던 2년째에 했습니다. 즉 저희 모두 부문이 생긴지 2년째에 불려오고 있네요. (웃음) 힘들지만 재미있는 해입니다. 그럼, 올해는 어떤 결론을 내렸나요?

키시 : 아직 불안정한 부문이라 생각합니다만, 올해는 브랜디드 콘텐츠에서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고, 그것을 평가하자는 흐름으로 심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심사위원장이었던 Scott 씨도 ”Story led marketing”란 말을 자주 사용했고요.

기무라 : 아아, 브랜디드 콘텐츠의 정의는 ‘스토리‘란 말이죠? 필름이나 사이버처럼 미디어로 정의하는 부문이 아니네요.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은 지난 몇 년 동안 광고 업계의 키워드였습니다. 더 자세히 들려 주세요.

키시 : 스토리를 ‘이야기’로 번역하면 이해하기 어렵고요, 여기선 ‘문맥‘이라고 번역해서 생각해 주세요. 예를 들어 ‘그는 여자친구에게 100만원짜리 선물을 보냈다’는 예를 들어 봅시다. 실은 이 문장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문장에 한 문맥을 더합니다. ‘한해 수입이 2억인 그는 여자친구에게 100만원짜리 선물을 보냈다’ 어떠신가요, 이 남자, 그다지 좋은 남자 같지 않죠? 어쩌면 좀 쩨쩨한 남자일 수도 있습니다. (웃음) 그럼 이번엔 ‘시급 7000원을 받는 그는 여자친구에게 100만원짜리 선물을 보냈다’라고 문맥을 더해 봅니다. 갑자기 열정적인 얘기가 됩니다. 그는 상대 여성을 사랑하고 있다고 느껴지죠. 이 예는 너무 단순하고 당연한 얘기지만, 이게 스토리, 즉 문맥의 힘입니다. 스토리를 붙이는 방식 하나로, 받아들이는 방법,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정말 크게 달라지니까요.

기무라 : 그렇군요. ‘100만원짜리 선물’이라는 같은 사실이라도, 그 남자의 스토리에 따라 가치가 이렇게 많이 바뀐다는 거군요.

키시 : 일본의 경제가 성장 단계였던 시대, 제품들은 기능의 차이가 명확했습니다. 저는 이걸 ‘Faction의 시대‘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즉, 이 시대는 제품의 기능의 차이에 따라 사람들이 움직였던 거죠. 그래서 당연히 우리들도 계속 그 기능을 전했던 겁니다. 흔히 말하는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죠. 그래서 당연히 그걸 전하는 일 – 광고가 과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공헌을 했던 겁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제품/서비스는 어떤 의미로 포화 상태가 되었죠. 좋게 말하자면, 어떤 제품을 사든 크게 실패하지 않습니다. 멋지고 풍성한 시대입니다. 나쁘게 말하자면 큰 차이가 없고, 어떤 걸 사도 그다지 다르지 않은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 시대에 USP는 잘 먹히지 않게 된 거죠. 정확히는 차이가 있어도 그게 사람들을 움직일 정도로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이제 Faction이 효과가 없다면, 사람들은 무엇으로 움직일까요? 그 열쇠가 제품이나 사업/기업 전체가 만들어내는 스토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바로 Emotion의 시대죠.

기무라 : 예전부터 브랜드론에서 나오는 ‘브랜드 스토리‘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키시 : 날카로운 질문이네요. 좀 전문적인 얘기이긴 합니다만, 지금까지 ‘브랜드 스토리’라 불렸던 대다수는 브랜드 사이트에서 일방적으로 전한 것이었습니다. 즉, 기업이 전하고 싶은 걸 더 훌륭하게 전하기 위한 ‘이미지의 덩어리’입니다. 한편, 지금 얘기하고 있는 ‘스토리’는 유저 쪽에서 나옵니다. 소비자들이 가진 보편성이나 마음을 브랜드가 현재화하거나, 이루어주는 거죠. 그런 의미로 최근 ‘스토리텔링’이란 말이 자주 오해되어 사용되는 걸 목격합니다. 브랜드가 가진 Faction을 이야기로 전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브랜드를 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야기로 짜내는 행위가 ‘스토리텔링’입니다. Faction 만으로는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는 시대이기에, 브랜드의 가치를 만드는 건 브랜드가 아닌 소비자, 즉 Emotion이기 때문입니다.

기무라 : 확실히 이전의 브랜드론은 ‘Brand Equity‘, 즉 브랜드 쪽에서 장기적으로 무형 자산으로서 얘기했었죠. 인지라던지, 이해라던지 말이죠. 그래서 브랜드 스토리도 극단적으로 말하면 Brand Statement의 연장선이란 느낌으로 받아들여졌던 거 같습니다.

키시 : 혹시 지금이야말로 원래 의미의 ‘브랜드’로 이해받을 수 있는 때가 아닐까요? 브랜드엔 ‘모두에게 인식되다’는 의미와 ‘모두에게 사랑받다’라는 2가지 의미가 있고, 전자는 힘과 자극으로 이루는 것, 후자는 스토리가 없으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앞으로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혹은 응원을 받는 게 브랜드에 중요할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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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auty Inside]

기무라 : 브랜디드 콘텐츠 부문의 그랑프리는 인텔과 토시바의 ‘The Beauty Inside‘였습니다. 이 캠페인은 어떤 스토리가 평가를 받은 건가요?

 

키시 : 매일 모습이 바뀌는 신기한 운명을 가진 남자가, 어느날 어떤 여성을 좋아하게 됩니다. 외모는 바뀌어도, 내면에서 바뀌지 않는 사랑을 어떻게 여성에게 이해를 시킬지, 그런 한결 같은 사랑 이야기가 인터넷 영상을 통해 진행되었던 캠페인입니다. 매일 모습이 바뀌는 남성 역을 일반 소비자들이 응모한 영상으로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기무라 : 비록 겉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아무리 외견이 다양한 제품이 되더라도 인텔 프로세서는 변함 없는 퍼포먼스를 계속 발휘한다는 ‘Intel Inside’라는, 브랜드가 가진 이상을 소비자가 올린 이야기로 현재화하는 캠페인이었군요.

키시 : ‘Dumb Ways to Die’를 시작으로, ‘The Beauty Inside’ 이상으로 임팩트가 있고, 또한 영상이 아름다웠던 작품은 여러 개 있었습니다. 하지만 ‘The Beauty Inside’ 이상으로, 스토리에 의해 유저를 끌어들이고,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훌륭하게 보여준 캠페인은 없었으며, 결과적으로 이 작품이 그랑프리를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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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성에서 보편성으로]

기무라 : 이 부문에선 아쉽게도 일본에서 수상하지 못했네요. 일본은 디지털/디자인 영역에서는 세계적으로 강하고, 올해도 상을 많이 탔습니다만, 이 브랜디드 콘텐츠 부문은 일본 사람들에게 어려운 부문인 걸까요?

키시 : 그렇진 않은 거 같고요, 일본은 앞으로 고전할 수도 있습니다.

기무라 :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신가요?

키시 : 칸에서 수상한다는 건, 전 세계 사람들을 움직이는 걸 전제로 합니디만, ‘일본 사람은 컨셉의 해상도를 낮추고, 반대로 실행의 해상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무라 : 컨셉의 해상도를 낮춘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키시 : 어쩔 수 없는 거긴 합니다만, 일본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걸 파악하는 센스가 덜하다고 생각합니다. 섬 나라이기도 하고, 평화로우니까요. 물론 일본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건 잘 압니다. 즉 일본이란 나라는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인식하거나 의식을 공유할 만큼 안정적이지 않기에, 그 중에서도 무언가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더 깊고 상세히 컨셉을 설계하거든요. 문제는 이런 일본인다운 확 몰입한 컨셉이 세계적으로 보면 굉장히 사소하고 틈새(niche)적으로 보이기 쉽다는 거죠.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해할 수 있다면 멋지지만, 워낙에 복잡해서 이해할 생각도 들지 않고 무시하게 되는 걸 칸 현장에서 많이 보았습니다.

그에 비해 칸에서 수상한 유럽/미국의 클라이언트들의 컨셉은 보다 훨씬 대체적입니다. ‘Thank you, Mom.(엄마에게 감사하자)’, ‘You are beautiful more than you think.(당신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아름답습니다.)’, ‘Share a Coke‘ 같은 거죠. 이 모든 캠페인들이 칸에서 금상 이상을 받았는데요, 경쟁사에서도 할 수 있는 얘기죠. 경쟁사가 해도 되는 얘기입니다. 더 보편적이고 강력한 스토리를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도 강하게 전하는, 그런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으로 진행됩니다. ‘그 카피, 경쟁사 제품에 붙여도 될 거 같은데?’라는 말을 경쟁사에 듣지 않길 바라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기무라 : 확실히 이 시대는 더욱 간단하게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걸 얘기하는 게 강력하죠. 저는 자주 그걸 ‘인간의 근본 원리’라고 부릅니다. 이제는 ‘포지셔닝’이라며, 타사와의 차이를 얘기하면 되었던 차별화 마케팅이 통용되지 않는데도, 그 시대의 컨셉 작업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이 강한 거 같습니다.

키시 : 그들은 컨셉, 즉 사물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느슨합니다. (반면 선이 굵습니다.) 반면에 그걸 세상에 노출할 때 실행단의 퀄리티나 제작방식은 일본의 것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멋지죠. 경쟁사에서도 할 수 있는 말이기에, 가장 강력한 표현물로 스토리를 얘기합니다. 이것이 일본의 크리에이티브가 실행의 해상도를 높여야 한다고 한 부분입니다.

기무라 : 컨셉이 세세하게 차별화되어 있는 점도, 결국엔 마무리 단계의 완성도가 글로벌 레벨에는 부족하다는 점도, 이건 아마 광고 뿐만 아니라, 제품 개발을 포함해 일본의 마케팅 전체에 대한 걸 수도 있겠네요.

내년엔 일본에서 멋진 브랜드 콘텐츠가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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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무라 켄타로(木村 健太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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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의 토끼굴을 넘나들며, 영감과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전하는 콘텐츠 디렉터/콘텐츠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