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하쿠호도 케틀에서 운영하는 서점 ‘B&B (Book & Beer)’에서 소비자의 목소리에서 인사이트를 발굴했던 산토리의 맥주 사례를 중심으로 얘기한다. PR이나 소셜 미디어에 관심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될 내용이다.
다음 회에서는 ‘에이전시와 클라리언트의 파트너십’에 대해 얘기하며 이 연재의 마무리를 짓게 된다.
* 번역하는 기사의 모든 내용이 반드시 내 의견과 일치하지는 않음을 미리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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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arvard Business Review (Japan) http://www.dhbr.net/articles/-/1968
- 게재일 : 2013년 7월 17일
- 작성 : 시마 코이치로(嶋浩 一郎) & 기무라 켄타로(木村 健太郎) – 하쿠호도 케틀 공동 대표 http://www.kettle.co.jp
- 한글화 : 강은진 Mika EunJin Kang https://alleciel.com/mi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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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 광고가 변하는지를 묻길래, ‘변한다’고 바로 답했다]
[2회 – 광고업계의 변화를 알기 위한 3개의 키워드와, 시마 코이치로의 좀 의외의 예측과 망상]
[3회 – 칸에서 기무라 켄타로가 TBWA 하쿠호도 ECD 사토 카즈에게 ‘광고가 진화할 수 있는지’ 물어보다]
[4회 – 칸에서 시마 코이치로가 전략적 PR의 전문가 이노구치 타다시에게 ‘PR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다]
[5회 – 칸에서 기무라 켄타로가 덴츠의 키시 유우키에게 ‘스토리가 개척하는 광고의 미래’에 대해 듣다]
[6회 – 칸에서 시마 코이치로가 PARTY의 나카무라 히로키에게 ‘모바일 부문이 대단했던’ 이유를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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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글은 하쿠호도 케틀의 시마 코이치로와 VoiceVision 오오타카 카요와의 대담이다. VoiceVision은 소비자의 목소리를 피드백하는 새로운 방식에 도전하는 곳이다. 기존의 시장 조사 방식과는 다른 오픈된 공간에서 소비자의 의견을 구하는 의미와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아이디어를 만드는 ‘공동 창조’라는 사고 방식을 왜 중요시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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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서 돌아왔다. 7월 4일에 케틀이 운영하는 서점 ‘책방(本屋) B&B’에서 ‘DIAMOND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 편집장인 이와사 씨와 함께 칸에 대한 보고회를 개최했다.
올해 높게 평가된 작품에 대해 기무라와 함께 몇몇 키워드로 정리하는 식이었는데, 내가 올해 칸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점은 정보를 편집하는 권리가 소비자에게로 넘어간 시대에 기업은 어떻게 정보를 전해야 하는지 였다. 필름 부문에서도 PR 부문에서도 인터넷 상에서 다루어지기 쉬운 콘텐츠를 만드는 사례를 많이 보았다. 기업이 어떻게 ‘다루어지는 스킬’, ‘다루어질 때의 내성’을 가질지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또한 소셜 미디어 상의 소비자의 보이스를 어떻게든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활용했는데, 이걸 우리는 ‘리액션의 예술’이라고 부르며, 그런 사례를 많이 보았다.
그래서 이번엔 소설 미디어로 드러나는 소비자의 목소리로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피드백을 하는 ‘VoiceVision’이라는 회사를 지난 7월 1일에 설립한 오오타카 카요 씨와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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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facilitator)들이 핵심이다]
시마 : 오오타카 씨는 이전에 하쿠호도에서 시니어 마케팅 디렉터를 하시는 등 마케팅 부서에 계셨었죠?
오오타카 : 네에, 시장 조사나 그룹 인터뷰 등을 하고 타겟의 니즈를 읽고,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VoiceVision’로 소셜 미디어의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소비자의 목소리를 발굴하는 방식에 도전하려 합니다.
시마 : 소셜 미디어에서 수집한 소비자의 목소리로 광고 캠페인을 설계하거나, 상품을 개발하거나 프리미엄함을 개발하는 등 그런 사업을 하는 싶다는 말씀이시군요. 소셜 미디어에서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의 목소리를 수집하시나요?
오오타카 : 소셜 미디어 상에 커뮤니티를 만들어, 그 곳에 질문을 던지고, 돌아오는 답변 중에서 참가자들이 언어화하지 못한 욕망을 찾아냅니다. 출판사의 독자 회원들에게 질문을 할 때도 있습니다.
시마 : 그건 일반적인 조사와 어떻게 다른가요?
오오타카 : 중요한 건 광고 회사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조력자로서 경험을 쌓은 스탭이 소비자와 대화한다는 점입니다.
시마 : 돕는 기술을 통해 보통 조사에서는 발굴할 수 없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끌어낸다는 말씀이신가요? 조력자들이 가진 기술은 어떤 점이 대단한가요?
오오타카 : 우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스킬입니다. 예를 들어 의치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갑자기 소셜 미디어에 올린대도 사람들이 모일리 없죠.
시마 : 그렇긴 하죠. 특히 소비하기 복잡한 제품이라면 소셜 상에서 의견을 말하기 애매하다는 사람들도 있겠구요.
오오타카 : 그럴 때엔 Active Senior가 흥미를 가질만한 테마로 커뮤니티를 만듭니다. 그 속에서 의치 얘기를 자연스럽게 흘리고 얘기를 듣습니다. 한 단계 레이어가 있는 개념에서 접근하는 거죠.
시마 : 그렇군요. 질문을 하는 방식, 혹은 대화를 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거기에도 비결이 있는 거네요.
오오타카 : 네에, 이런 걸 원한다던가, 명확하게 자신이 원하는 걸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요. 뛰어난 조력자는 그런 말들 중에서 실은 이 사람은 이런 걸 원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심리를 해석하면서 대화를 설계합니다.
시마 : 일반적으로 조사는 플랫하게 결과만 보는 게 중요시되었었는데요.
오오타카 : 물론, 기존 조사방법도 장점이 많습니다. 소셜 미디어 상에서 대화를 하면, 여러 사람들의 심층 심리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조력자가 그들의 언어화할 수 없는 욕망을 찾아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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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가 브랜딩이 되다]
시마 : 기존의 조사 방법, 예를 들어 그룹 인터뷰에서도 대화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오오타카 : 기존 조사에서는 조사하는 쪽에서 대상자의 특성이나 인원수를 정할 수 있었고, 그걸 비공개된 공간에서 진행했습니다. 그룹 인터뷰에 참가한 사람은 어느 기업의 어떤 제품 때문에 불려왔는지도 모르죠. 그런 조사 결과를 기업은 제품을 개발하거나 캠페인에 어떻게 적용했는지도 공개하지 않구요.
시마 : 물론 기업명을 밝히지 않고 얘기를 들으면, 편견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VoiceVision은 그걸 공개적으로 하신다는 건가요?
오오타카 : 네에, 지금까지 비공개로 진행했던 조사를 공개된 곳에서 진행하는 게 저희 방식의 특징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이 기업의 이 제품을 좋게 만들려고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다’던가, ‘이 제품의 캠페인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의견을 듣고 싶다’던가 처음부터 솔직하게 모두 얘기합니다.
시마 : 참가자들을 기업에서 선택할 수 없다는 거군요. 소셜한 공간에 있는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기업에겐 의견을 듣는 사람들을 콘트롤할 수 없겠네요.
오오타카 : 그렇습니다. 그래도 공개된 공간에서 조사를 하면, 참여자들은 ‘내가 이 상품을 더 좋게 만드는데 참여했다’는 만족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발표 전부터 많은 이들의 눈에 띄게 되어, 조사 자체가 기업의 브랜딩이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시마 : 조사를 통해 기업의 팬을 늘린다니, 재미있네요. 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할까요?
오오타카 : 소셜한 공간에서 중요한 것은 세상이 어떻게 좋아질지에 대한 시점입니다. 따라서 기업도 자사의 상품으로 노후를 즐겁게 보내고 싶거나, 주부의 시간을 어떻게 즐겁게 해 주고 싶다거나, 양육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등 그런 시점으로 소비자와 마주하는 게 중요합니다. 조력자들도 이미 그런 문맥에서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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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겟’, ‘샘플’이란 말은 이상하다]
오오타카 : 저는 이렇게 기업과 소비자가 소셜 공간에서 맺는 관계를 ‘공동 창출’이라고 부릅니다. 저희들의 도움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가 사회를 보다 좋게 만드는 아이디어를 냅니다. 그런 가치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시마 : 올해 칸의 작품들을 보고, 저희 회사의 기무라가 생각해낸 키워드 중 하나가 ‘Social Good’인데요, 저는 ‘리액션의 예슬’이란 말을 했었습니다. 그야말로 ‘공동 창출’이란 개념은 그 모두를 구현하고 있네요.
오오타카 : 저 자신을 반성하자면, 지금까지 소비자를 ‘타겟’이라고 부르거나, 조사 대상을 ‘샘플’이라고 부르는 등 이런 단어를 당연하게 사용했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공동 창출을 하고 싶다면 그런 건 위화감이 있어서 최근에는 그런 식으로 여기지 않게 되었습니다.
시마 : 좀 실례인 거 같긴 하네요. (웃음) 그런 맥락에서 VoiceVision의 방식은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기업과 소비자와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군요.
음식 블로그에서 리뷰하시는 분이나, 네이버 마토메(Naverまとめ)에 올리는 사람들 등 소비자 쪽과 플랫폼이 오오타카 씨가 말했듯 공동 창출하는 비지니스 모델로 확실히 주목 받고 있죠.
오오타카 : 그런 플랫폼이 되길 바랍니다.
시마 : VoiceVision의 방식으로 성과를 낸 캠페인은 어떤 게 있나요?
오오타카 : 예를 들어 산토리의 프리미엄 맥주, 더 프리미엄 모르츠의 매장 부록 아이템을 개발하는 걸 도왔습니다. 잡지 ‘Mart’의 독자들과 공동 창출을 했는데요, 갑자기 매장용 아이템 아이디어를 내라고 하는 게 아니라, 진행 시기에 얽혀 있는 ‘좋은 부부의 날’을 테마로 설정해서, 독자들이 생각하는 ‘좋은 부부’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그 중에서 독자들에게 좋은 부부는 ‘체험을 공유하는 부부’라는 인사이트를 발굴했고, 이 결과 ‘식탁에서 보다 풍성한 체험을 제공하기 위한 디지털 카메라용 삼각대’란 아이디어에 도달했습니다. 보통 맥주용 부록 아이템이라면 맥주 맛을 즐길 수 있는 맥주컵 등을 떠올리는데요, 맛보다도 ‘맥주가 있는 행복한 시간을 남기다’라는 유례 없는 독특한 부록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시마 : 부부의 시간을 즐기기 위한 맥주라는 컨셉까지 도달해도, 상당히 그럴 때 활용할 가장 편리한 것을 찾는 건 무척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저가 진짜 가지고 싶은 걸 잘 찾았네요. 조력자들의 공이 컸네요.
오오타카 : 네에, 이런 집행 사례를 계속 만들면서 고급 스킬을 가진 조력자들을 육성하려 합니다.
시마 : 소비자의 목소리를 피드백하는 새로운 시도로서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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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마 코이치로(嶋浩 一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