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 리 클라우” 같은 결코 클라이언트가 떠날 수 없는 에이전시가 되려면?

CHIAT/DAY, DIGITAL INSIGHT, PARTY, TBWA, W+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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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Be You, Not Them by Eliza Cerdeiros

어저 저녁, 2번째 모임이 신촌에서 진행되었다. 지난 모임에 이어 ‘을’ 입장의 에이전시로서 일하는 겪는 고민들을 함께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이번엔 ‘갑’이나 ‘을’이나 가장 혼란스러운 이 시대를 헤쳐나가는 법에 대해 함께 얘기했던 내용을 해외의 대표 에이전시의 사례를 참고하여 지난 모임 후기 때보다 더 자세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집단지성 만세!)

먼저 이 내용은 여러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생각으로서, 지난 수 년 동안 안팎으로 관찰해온 결과를 정리한 것이며, 소속이나 특정 클라이언트의 의견과는 관련이 없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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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ver the Rainbow” 우리 브랜드를 제대로 아는 에이전시를 향한 클라이언트의 무한한 여정

에이전시의 경우, 클라이언트로서 OT를 받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되는데, 접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소비자가 표현할 창구가 늘면서 더더욱 소비자의 심중을 제대로 헤아리기가 어려워, 클라이언트 측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였으나, 확신을 가지지 못한 경우가 생기곤 한다.

대행사에서 클라이언트 쪽으로 옮긴 이들은 도리어 이전보다 고립되고 시야가 좁아지는 걸 느끼곤 하는데, 이는 퇴사를 하지 않는 한 계속 하나의 브랜드만을 보게 되고, 경쟁사와는 서로 경계하고, 당장에 윗선에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 상, 에이전시에 뭔가 금전적인 보상을 할 예산이 있는 이슈가 아니면 클라이언트 측에서만 고민을 하게 되서인 거 같았다.

클라이언트는 우리 브랜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왜 이렇게 하려는지 아는 – 즉 그들의 비지니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의 타겟(혹은 팬)을 제대로 이해하는 그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의 에이전시가 필요한데, 당장에 첫 프로젝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지 않는 이상, 다른 에이전시를 물색해서 또 다른 프로젝트를 맡기게 되고, 이런 식으로 브랜드를 함께 오래 담당하지 않았는데, 브랜드를 제대로 아는 에이전시를 찾기 위한 여정이 무한 루프된다.

 

이 여정에 대해서는 The Understanding Group의 [Information Architecture]를 참고해 보자. http://understandinggroup.com/how-we-work/

클라이언트의 비지니스를 이해하여 ‘Why’를 찾고, 소비자를 이해하여 ‘What’에 대한 인사이트와 영감(힌트)을 발굴해 냄으로서 가장 최적의 ‘How’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클라이언트보다 더 잘 이해하고 해내는 것이 그들의 채워지지 않는 속내를 풀어줄 ‘대행업’이 아닐까?

클라이언트 또한 에이전시를 ‘대행사’로서, ‘을’로서보다, 브랜드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비지니스 파트너로서 서로가 가진 것을 주고 받으며,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의 위험을 함께 감수하고자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실행착오를 거듭해 간다면 점점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최선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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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해외 사례 벤치마킹의 명암” 브랜딩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vs 세일즈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회의를 하려고 모이면 클라이언트 내부에서든, 에이전시와 함께 하는 자리이든 해외 사례를 가져오고 이를 참고하여 진행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경우 이미 글로벌적으로 알려진 사례인 만큼, 대부분이 글로벌적으로 인지도 있는 브랜드의 사례가 대부분이다.

올해 칸에서 강세를 보였던 브랜드들만 보아도, 코카콜라 (인터브랜드 선정 2012년 글로벌 브랜드 1위) / 맥도날드 (7위) / 나이키 (26위) / IKEA (28위) 등으로, 이 브랜드들이 이 인지도를 얻기 위해 그 캠페인 이전에 어떤 노력을 얼마나 오랫 동안 해 왔으며, 몇 분짜리 케이스 스터디 영상을 통해서는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요소들이 이면에 작용했음은 간과하곤 한다.

Interbrand ‘Best Global Brands 2012’ 보기 >>

 

그렇다면 삼성전자 / 기아자동차 등 한국 기업이 글로벌 브랜드로서 도약하고 있는 이 시기에, 이미 잘알려진 해외 사례 속의 글로벌 브랜드들과는 달리, ‘인지도가 낮거나 소비자의 관여도가 낮은 브랜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하는 의구심이 떠오른다.

2번에 걸친 모임을 진행하면서 계속 나왔던 얘기가 ‘빅데이터’였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비즈니스 적으로 이를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정부/공공기관/많은 회원을 가진 기업이었는데, 이조차 그들이 가진 raw 데이터를 활용하기엔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며, 이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브랜드의 담당자라는 결론을 이르게 되었다.

 

해외 사례를 그대로 가져다가 브랜드에 적용하고 실패하게 되는 경우들은 우리 브랜드가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른 데도 몇 분짜리 케이스 스터디 영상으로든 다 담아내지 못한 그 이면은 무시하고 그대로 완전히 다른 정서를 가진 한국 사람들에게 들이대어서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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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칸에서 많은 상을 받았던 코카콜라의 [Small World Machines] 같은 디지털 인스톨레이션을 진행할 때, 무엇보다 그들의 정서와 우리의 정서는 다르기에, 남북을 이어주는 기능으로서 진행이 되는 Glocal의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얼굴 보정 앱 / 성형 등 남들의 이목을 많이 신경 쓰는 젊은 친구들을 고려하여 오픈된 공간에서 진행을 할 때에 어떻게 하면 활발한 리액션과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게 할지, 그것을 타개할 수 있는 그 이상의 Benefit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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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Uncertain Times” 카카오 / 페이스북, 이 다음이 알고 싶다는 조급함

그렇다면 왜 이렇게 조급하고 불안해지는 걸까?

나이키의 “Just Do It” 캠페인으로 유명한 위든 케네디의 창립자 댄 위든은 올 여름 애드에이지가 포틀랜드에서 열었던 [Small Agency Conference]에서 크리에이티브 회사들이 불확실한 시대(Uncertain Times)에 성공하기 위해 목을 메는 현상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잠을 자고 있을 때에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떻게든 변합니다. 크게 변할 수도, 조금 변할 수도,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파트너에게, 클라이언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찾아내세요.”

그는 불확실한 상황을 견디지 못하기에 자신이 가진 관점에 매달리고, 이에 따라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시점을 가지게 된다고 하며, 마치 ‘헤매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콜린 파월의 명언을 인용했다. “무엇을 하는지 말하고, 무엇을 모르는지 말하고, 그 다음에 비로소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할 수 있다.”

 

2008년, 우메다 모치오는 [웹진화론 2]에서 ‘학습의 고속도로’에 대해서 얘기했다. 우리는 지금 TED로 대표되는 고급 지식이 공유되고 사회에 영향력을 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서점에는 하버트 / 와튼 비니니스 스쿨 교수들의 강의 내용이 팔리고 있으며, ‘자기계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떤 때보다 뜨겁다.

이렇게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고급 정보 및 불확실한 정보가 넘쳐나게 되면서, 이러한 정보를 쫓아가지 못하면 뒤쳐진다는 생각으로 악착 같이 쫓다 보니, 혹은 실무에 치이면서 뒤쳐지는 느낌을 받게 되다 보니, 막상 방법론적으로 풀어보려고 한다. 새로운 SNS / 새로운 기술 / 새로운 툴로 풀어나가면 해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염두해 두어야 할 게 있다.

 

우리는 ‘이런 기술이기에 쓰는 소비자’가 아니라, ‘내가 쓰고 싶으니까 무슨 기술인지도 모르고 쓰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우리의 소비자, 우리의 비즈니스에 대해 제대로 파악한 후에야 제대로 된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것은 비즈니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든 어떤 영역에 있는 것이든 될 수 있다. 비록 그것이 다른 지역에서 보기에는 볼품 없어 보여도,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니까, 우리에게 맞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해외에서 동영상 앱인 ‘Vine’이 유행한다, 10대들에게 ‘SnapChat’이 유행한다 한들,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나라 사정이고 그 나라 얘기니까 말이다.

이런 얘기를 하던 중에 한국에서 ‘약 빨고 운영한다’는 평가를 받은 대표적인 SNS 사례로, 한국 민속촌과 고양시 얘기가 나왔는데, 모두가 동의했다. 위아래의 컨펌 프로세스가 심플했거나 잘 연결있거나, 인턴들에게 맡겨서 창의적으로 운영이 되었거나, 혹은 차마 관심을 못 둔 사이에 운영자의 노력과 역량으로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그들은 모든 것을 소비자에서, 그들이 있는 곳에서 시작했고, 그래서 그 곳에 있던 이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그들과 맞는 소비자들을 새로운 팬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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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에이전시란 명칭을 스스로 거부하고 ‘기술과 크리에이티브’로 승부하는 크리에이티브 랩의 부상

당장의 실무를 치다보면 우리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는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 최전선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래서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지를 궁금해 한다. 지금까지는 로컬 시각에서의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이번엔 해외에서 여러 해 동안 파트너로 일해 온 클라이언트와 에이전시의 얘기를 해 보고자 한다.

 

[NIKE & WIEDEN+KENNEDY]

앞서서 얘기했던 나이키와 W+K는 너무나 잘 알려진 사례이다. 위든 케네디의 본사는 나이키의 본사 – 나이키 캠퍼스가 있는 포틀랜드에 있으며, 지금도 계속해서 나이키의 광고들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http://www.wk.com/office/portland/client/nike

댄 위든은 [Small Agency Conference]에서 편견 없고, 유연하고 재빠르며 열심히 실패하라고 충고했다. 이런 변화를 수용하고 이를 통해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삶을 강조했는데, 그런 태도가 지금까지도 이런 위대한 파트너십을 낳은 거 같다.

 

[APPLE & CHIAT/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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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CHIAT/DAY의 리 클라우의 파트너십은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에 실려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리 클라우의 회사가 TBWA의 가족이 된 후에도, 애플 광고만을 만드는 TBWA Media Art Lab이 생기는 등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에도 지사가 있다.)

[AdverTimes : 하라다 토모키의 CHIAT/DAY 체재기 – 리 클라우와 함께한 365일 -] 연재 기사 보기

Congratulations Chiat seriously ad

 

 

여기까지는 이미 누구나 다 알만한 전통광고 회사로 시작하여, 수십 년 동안 명성을 떨치고 지금은 디지털 영역에서도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회사들의 얘기이다.

이들은 비즈니스로서의 브랜드를 이해하고, 그들의 소비자와 브랜드를 가장 잘 이해하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었고 이를 수십 년이 지나도록 디지털 영역까지 잘 품으며 경쟁력 있게 발전하며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 또한 우리나라에 적용시키기 어려운 먼 나라 얘기로 볼 수 있다. 둘 다 미국 환경이니까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규모가 작고 생긴지 얼마 안되었으면서도 이렇게 클라이언트의 러브콜을 꾸준히 유지하는 곳이 있을까?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대형 전통광고회사인 덴츠/하쿠호도 등이 있으면서도, 기술과 크리에이티브를 잘 녹이고 있는 에이전시로는 일본의 PARTY를 들 수 있다.

생긴지 1년 반 정도 된 회사로, 기술과 디자인을 결합한 실험 정신을 강조하며, ‘크리에이티브 랩’으로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인텔 / 도요타 / 토토와 계속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엔 구글의 [Chrome World Wide Maze] 캠페인으로 칸에서 수상하였다.

최근엔 투모로우 어워드에서 세계를 바꿀 5개의 아이디어 중 하나로 파티의 3D프린팅 피규어 스튜디오인 [OMOTE 3D SHASHINKAN]이 선정되었고, 이후 무인양품의 [MUJI to GO] 캠페인에서 이 아이디어를 매장 및 세일즈 프로모션에 활용하고 있다.

[AdverTimes : Tomorrow Awards 2013] 미래를 바꿀 5개의 아이디어가 수상작으로 선정되다!

[MUJI to GO “mini to GO”]

이를 통해서 보았을 때 처음엔 캠페인 단위로 수주를 받거나, 특정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어필하기 위해 전시회를 열고, 이를 보거나 들은 클라이언트 측의 러브콜을 받았을 때 최고의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 냄으로서 이후에 더욱 멋진 캠페인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한 신뢰를 얻고 파트너로서 거듭나게 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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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슈는 스스로 정리하기가 너무 방대하고(A4로 5~6페이지;) 민감한 얘기라 굉장히 오래 걸렸지만, 이후로 크리에이티브를 하는 모든 이들이 해외 사례만 보고 꿈만 꾸는 게 아니라, 이 곳을 그런 멋진 곳을 할 수 있는 곳으로 함께 나가는 것부터 시작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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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의 토끼굴을 넘나들며, 영감과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전하는 콘텐츠 디렉터/콘텐츠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