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CALLING / CAR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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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는 이 블로그의 초반에 써야 했을 듯하지만, 올해 많은 변화와 만남을 통해 명확해졌고, 드디어 포스팅을 실체화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거 같다.

지난 31년 동안 해 온 작업들은 내가 어떤 부분에 이끌리고 있는지, 그것을 가장 스마트하게 이룰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내가 있어야 할 최고의 포인트는 어디인지를 찾았던 것이었다.

제안서 스타일보다는 이렇게 독백처럼 길게 풀어놓는 포스팅 스타일이 더 잘 맞았고, 생각을 더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나는 재미가 없는 사람이다. 유머를 유머로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방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옛 친구를 만나든 새로운 사람을 만나든 아는 사람들과 얘기하든 서로에게 가장 도움이 되고 재미있었던 대화 소재는 지금 이 블로그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디지털 / 소셜 / 커리어)이었다. 술자리나 클럽에서는 얘기하기 난감한 화제에 강하다는 건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기는 좋지만, 잘 못 노는 사람이라는 단점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이런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술자리 – 잔치(파티) 같은 떠들썩한 자리에서 잘 노는 사람을 중시해 왔고, 나는 그런 기준으로는 사회생활 잘 못하고 어려운 사람이었다.

최근엔 일과 개인 생활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다.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볼 수 있고, 휴가를 가도 이메일 확인 등 자잘한 업무 처리를 조건으로 하는 글로벌 회사들도 있을 정도니까, 이런 고민이 이제는 그저 다른 시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회식 / 파티 보다는 ‘목적’을 가진 모임이 더욱 편했고, 그 동안은 기존의 모임에 들어가 보려고 했지만 결국에는 자연스럽게 내가 주최 측이 되었고 계속 이어질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소개팅하면 ‘다른 세계 사람 같다’는 얘기를 듣던 내가 정상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대화가 통하는 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나는 1인자보다는 뒤에서 도움을 주는 2인자의 역할을 좋아한다. 그리고 직접 무언가를 해서 실행하는 것보다, 도와주었던 게 실행이 되는 걸 더 좋아한다. 그렇게 하면 몇 개의 프로젝트에 얽매여 있을 때 보다 더욱 많은 이들과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었고, 일정의 자유도가 높아서 언제든 쉽게 요청에 응할 수 있었다.

매주 베스트셀러와 신간을 체크하고 매달 5권 이상의 책을 구매할 정도로 책을 좋아한다. (그러면서 애니메이션 / 드라마도 챙겨본다. ) 매일 해외 사이트와 블로그들의 1천 개 이상의 글 제목을 살펴보고, 수십 개의 포스팅을 읽고, 영상을 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와 지식을 글로 정리해서 블로그로 포스팅하고 있고, 이를 통해 다시 새로운 시각과 지식을 접하고 발전해 나가는 게 재미있다.

계속 불확실하고 변화하는 이 시대가 스트레스로 느껴지는 이들도 있지만, 나는 불확실하고 변화하고 있기에 결코 질리지 않을 이 일을 선택했다. 끊임 없이 보고 듣고 생각하고 그걸 다시 사람들과 나누고 더 나은 생각으로 정리해서 나누고 싶다.

여기까지 보면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산업계의 칼럼리스트’가 될 거 같은데, 직함에도 있듯이 ‘Advisor’ 역할을 좋아한다. 그것도 실무에서 나온 경험을 토대로 실제적인 조언을 해서 클라이언트든 담당자든 그 동안 생각치 못했던, 알지 못했던 걸 알려주는 역할을 말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현재 실무를 하고 있지 않기에, 실제로 효과를 본 캠페인을 진행한 사람들과 클라이언트들의 경험이 필요하다. 그래서 클라이언트 측의 한 브랜드를 담당하게 되는 회사에 소속되기 보다, 크리에이티브에 강하고 소비자와 비지니스에 강하며 좋은 클라이언트를 가진 에이전시, 하지만 전통적인 광고 대행사나 큰 규모의 회사는 아닌 곳에 소속되어 자율권을 가지고 일할 수 있어야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 막 하고 싶은 걸 하게 되었기에, 이상형도 ‘이런 면을 존중해 주고 이해해 주고 함께 성장할 배우자’로 바뀌었다.)

이런 지금까지의 경험과 깨닫게 된 점으로 생각해 볼 때 Guy Kawasaki가 가장 이상적인 롤 모델이 되는 거 같다.

내가 좋아하는 주제의 책들은 금방 옛 이야기가 되기에 쓰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실제로 진행되는 캠페인에 영향을 끼치면서 도움을 주면서 여러 브랜드와 소비자를 경험하면서, 이를 우리나라 안팎으로 접하면서 그때 그때 가장 이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인사이트와 영감을 주는 것’, 그렇게 한 명의 Inspirator로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만나서 얘기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며 나와 그들이 평생 가장 재미있게 일할 수 있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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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의 토끼굴을 넘나들며, 영감과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전하는 콘텐츠 디렉터/콘텐츠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