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다 토모키의 CHIAT/DAY 체재기 – 리 클라우와 함께한 365일 -] 5편 – ‘frontier’란 단어의 의미를 애플이 태어난 땅에서 생각하다

ADVER TIMES, CHIAT/DAY, DIGITAL INSIGHT, HAKUHODO, TB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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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

하라다 토모키 原田 朋 (TBWA/HAKUHODO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http://www.dislab.jp/#/dna/tomoki.harada

1972년생. 하쿠호도에 입사한 후 카피라이터로 배치되었고, 2010년부터 TBWA/HAKUHODO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고단샤 <스티브 잡스 자서전 ‘모든 이의 책갈피.jp(みんなのしおり.jp)’>, 닛산자동차 JUKE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배너 광고>, 닛산자동차 NOTE <해상 발표회>, 기린음료 <녹차팬더선생 등장!> 등이다. 칸 사이버 부문 동상,TIAA 은상 등 수상경력이 다수 있으며, 2012년 Creator of the Year의 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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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에 대해서…>>
http://www.advertimes.com/author/harada_tomo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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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Think Different.‘나, ‘1984‘ 등의 작품을 만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 클라우가 이끄는 로스앤젤레스의 에이전시 TBWA/CHIAT/DAY ( http://tbwachiatday.com/ )에, 2013년 4월부터 체재중인 그가 ‘전설’이 탄생하는 현장에서 일본의 크리에이티브를 강하게 만들 힌트를 찾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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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클라우의 프로필 >> http://www.tbwa.com/lee-clow-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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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Clow https://twitter.com/leeclowsbeard
Global Director of Media Arts, TBWA/Worldwide
Chairman,TBWA/Media Arts Lab

리 클라우는 40년 가까이 광고를 만들었다. 그는 ‘브랜드가 해야 할 이야기를 하는 걸’ 사랑한다고 한다.
(* 올해 초, 그는 Chiat Day와 TBWA에서의 40번째 기념일을 맞았다. http://goo.gl/JrgiQR )

그는 광고는 아트, 즉 ‘미디어 아트’라고 믿는다. “무언가를 느끼게 해야 한다. 웃거나 울거나 놀라거나 알게 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전에 꼭 보고 싶게 해야 한다.(It must make you feel something. It can make you laugh or cry or surprise you or inform you, but you must want to watch it.)”

애플의 맥킨토시를 소개한 광고 [1984]나, 계속 앞으로 가고 또 가는 (진격의) 에너자이저 토끼나, 세상을 리프레시하는 펩시나, 불가능한 건 없다는 아디다스 등 이 모든 프로젝트들은 사람들이 보고 싶어했다.

업계에서 그의 영향력을 보여줄 예시로 스티브 잡스와의 30년 간의 파트너십 만한 건 없을 것이다. 그들은 1997년 애플이 다시 태어날 때 유명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Think Different.]한 게 누군지 알 수 있도록 벽과 지면과 영상을 활용했다. 그리고 지난 수십년 동안 애플이 중심을 아이팟/아이튠즈로 옮길 때 ‘실루엣’ 캠페인을 함께 진행했고, 아이폰으로 휴대폰 카테고리를 재정의할 때에는 (아이패드로 새 카테고리에 진힙하기 전에)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캠페인인 [Mac vs PC]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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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재미있고 도전적인 사업을 계속 찾고 있다. 그는 광고 산업이 역대 가장 재미있는 시대의 초기에 있다고 믿는다. 많은 이들이 멀티미디어의 미래로 인한 도전에 대해 얘기할 때 그는 1960년대의 첫번째 크리에이티브 혁명을 상기시키는 크리에이티브의 최대 기회로 여겼다.

“오늘날, 모든 것이 미디어가 될 수 있다. 인터넷은 사람들이 브랜드와 인터랙션하는 방식을 바꿨다. 브랜드를 좋아한다면 이를 찾을 것이고, 브랜드를 싫어한다면 공개적으로 비판할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가 어떤 것을 하든 차별화되고 예술적인 방법으로 스토리를 전해야 한다. 그럼 사람들은 그 브랜드를 좋아할지, 아님 무시할지를 정할 수 있을 것이다.”

TBWA에서 그가 가진 목표는 ‘모든 미디어의 아티스트가 되며, 브랜드가 세상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조정하고 재정의하는 에이전시’로 만드는 것이다.

그가 Chiat/Day에 입사했던 시기는 로스엔젤레스 중심가의 호텔에서 미약하게 시작했을 때였다. 이후로 이 에이전시는 세계 10대 글로벌 네트워크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가장 많이 수상한 에이전시 네트워크 중 하나가 될 정도로 성장했다.

One Club / Art Directors / Museum of Modern Art’s Advertising 명예의 전당의 회원이며, 클리오 광고제에서 공로상(Lifetime Achievement)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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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 세계 최고의 해적, 리 클라우를 만나러 가다.]

[2편 – 사무실이라기보단, 거대한 해적선. CHIAT/DAY의 사내엔 무엇이 있을까?]

[3편 – 전 세계의 크리에이터가 모인 로스앤젤레스에선 무엇을 하고 있을까?]

[4편> 세상을 바꾸는 건 ‘두 사람’이라는 사고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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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에서의 일요일]

일어나서 창가의 블라인드 커튼을 열자, 로스앤젤레스는 안개에 덮여 있었다. 어쩐지 우중충할 거 같다. 오늘은 일요일. 로스앤젤레스에 오고 딱 한 달이 지났고, 감사하게도 계속 프로젝트가 늘어서 지난 주엔 처음으로 완전히 밤을 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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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모리노야(森の屋)’에는 계속 신세를 질 거 같다.

목요일 밤, 전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자신 있게 보여준 제안이 아무래도 정리가 되지 않아 ‘리틀 오서커’라는 소텔 거리 주변 한 구석에 ‘모리노야’라는 이자카야가 있는데 밤 늦게까지 한다고 하길래 3시간 이상 붙어 앉아서(술은 마시지 않았지만, 가지 튀김이나 오시즈시 등을 먹자니 눈물 날 정도로 그리워졌다.) 이렇게 저렇게 정리했다. 우리 옆에는 음악 업계의 사람이 일본어로 열변을 나누고 있었다. 새로운 음악이 있는지, 음악을 판다는 게 무엇인지 등을 말이다. 우리 일본 사람들은 성실하다. 졸음을 참으며, 고요해진 한밤의 로스앤젤레스를 차로 달려 집에 돌아가, 일본어로 정리된 제안서를 영어 문서로 마무리하고 나니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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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거리의 끝은 태평양이다.

다행히 제안 발표를 순조로웠고, 금요일이 어땠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영어로 해야 하는 과정이기에 에너지를 2배로 소비하는 것 같다. 토요일엔 오후까지 자고 청소와 빨래를 하고 유기농 식품을 파는 홀푸즈 마켓에 장을 보러 갔더니 벌써 밤이었다. 그리고 또 일본 맥주를 사와서 마시고 자고… 그런 일요일이었다. 안개가 걷혔길래 아이폰 하나만 들고 산책하기로 했다.

집 앞의 워싱턴 거리를 걷다 보니 5분이면 해변에 도착했다. 서퍼와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을 훔쳐보면서 그대로 앞으로 뻗은 부두 끝까지 걸었다. 눈 앞에 펼쳐진 태평양을 바라보면서 멍하니 생각했다. 먼 옛날, 미국 동부에서 온 개척자들은 처음 해안에 도착했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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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ntier’는 사라졌는가?]

‘frontier’란 단어가 있다. ‘국경’ 혹은 ‘변경’을 줄인 말로, 미국에서는 개척 시대의 개척 최전선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미국 초기의 역사는 동해안에서 서쪽을 향해 frontier를 확대했다고 한다. 개척자들은 서쪽으로 서쪽으로 frontier라고 불리는 경계선 너머로 넘어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캘리포니아는 아득히 frontier 너머에 있다. 모든 이가 추구한 낙원 같은 거였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나는 미국의 광고 업계를 그린 드라마 ‘매드멘’을 좋아하는데, 극 중에서 로스앤젤레스는 동부의 주인공에게는 왠지 현실과 떨어진 별천지처럼 그려졌었다. 서해안은 그런 이미지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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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온도가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 일본은 어떤지?

서해안에 도착하고 지금의 모든 땅이 미국이 되었기에 frontier는 소멸했다. 하지만 바다 저편을 보자니 ‘미국’이란 나라는 지도에 없던 frontier를 계속 추구했던 나라가 아닐까 싶었다. 예를 들어 디지털의 세계에,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의 세계에, 평소엔 눈에 보이지 않는 frontier를 발견하고, 그것을 뛰어넘으려 하는 정신. 여기 캘리포니아엔 새로운 디지털 세계로 향하는 전진기지인 실리콘 밸리가 있고, 인류에게 새로운 감각을 열어준 애플도 여기에서 탄생했다. 그들은 캘리포니아에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frontier를 뛰어넘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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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크리에이터의 frontier]

개척자들은 물론, 서해안에 금방 도착하진 못했다. 몇 세대를 걸쳐 개척을 했다. 말하지면 frontier 정신의 릴레이였다. 생각해보면 과학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이전 세대가 개척한 업적 끝에 새로이 발견한다. 과학은 영원한 릴레이다. 이전 세대가 뛰어넘은 frontier의, 그 끝의 frontier를 넘어 저편을 보고 싶다는 정신이 과학이 면면히 이어질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지구 외부의 우주 공간이나, 반대로 마이크로 세계의 세포들이 우리를 두근대게 하는 건 지상을 모두 구글 어스로 볼 수 있게 되어, 지도 위의frontier가 더 이상은 없는 시대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들 인류는 역시 미지의 frontier를 추구한다.

광고의 세계는 어디까지 frontier를 뛰어넘은 걸까? 광고 크리에이터 선배들이 개척한 역사 끝에 2013년의 우리들이 있다. 멋진 광고 작품들의 역사 끝에, 광고 크리에이티브는 이제 끝났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 지금이기에 크리에이티브 외부로 나가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칸 광고제는 “Festival of Creativity”로 명칭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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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은 휴일 모드로 전했다.

개척자들은 frontier를 넘을 때 두근두근 설렜을 것이다. 그 너머 미지의 세계에 죽음이 기다릴지도 모르기에… 역사 속에선 깔끔하게 끝나지 않은 적도 있다. 나는 어떨까? 눈 앞의 광고와 격투하면서 매일 허덕이는 내 마음에 frontier가 있을까? 단언컨대, frontier를 넘으려는 사람이야 말로 어떤 영역에서든 나이와 상관 없이 언제든 언제까지든 설렐 것이다. 보는 이를 설레게 하는 게 사명인 광고 제작자에게 있어, 자신이 설레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 갓 41살이 된 나는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캘리포니아의 일요일. 오늘은 Abbot Kinney 거리의 Intelligentsia Coffee(카페)에 가자. 내일부터 또 바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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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의 토끼굴을 넘나들며, 영감과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전하는 콘텐츠 디렉터/콘텐츠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