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CAREER HACK > CAREER REPORT http://goo.gl/INBVE3
- 게재일 : 2014년 3월 11일
- 한글화 : 강은진 Mika EunJin Kang https://alleciel.com/mika/
국내외,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어워드에서 수상한 PARTY. 광고/웹이라는 틀로 일컬을 수 없을 정도로, 활약하는 씬이 여러 방면에 걸쳐 있다.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터인 이토와 나오키는 스스로 크리에이터의 역할을 어떻게 인정하고 있을까? 크리에이터의 존재 의의에 대해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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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나오키 & 나카무리 히로키가 생각하는 ‘크리에이터’란 존재
넓은 의미의 ‘크리에이티브’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주목하는 존재 중 하나로 PARTY의 이름을 댈 것이다. 칸 국제 광고제나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등 국내외의 주요 어워드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둔 건 너무나 유명하다.
그들의 작품을 보면, 시대의 각 시기에 적절한 놀라움과 신선함으로 넘친다.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체험을 하게 해준다. 동시에 회고적이어서 인간미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OMOTE 3D SHASHINKAN]. 가족 사진을 찍어서, 3D 피규어로 형성한다. 3D 스캐너와 3D 프린터라는 최신 기기를 사용하면서도,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테마를 밑바탕에 깔아놓은 것 같이 느껴진다.
광고나 웹 등 이른바 ‘프로 크리에이터’의 틀에서는 그들의 활동을 일컬을 수 없다. PARTY는 자신들을 어떤 존재로 생각할까? 이에 필요한 소양은 무엇일까?
PARTY의 창업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시대를 석권한, 이토 나오키와 나카무라 히로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생각하는 존재 의의와 자질을 알고, 크리에이터로 존재하는 방식과 미래의 크리에이티브의 앞날을 어렴풋하게나마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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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일상에 뿌리내리게 하는 존재
― PARTY 여러분들의 활동을 보자니, 이제 ‘광고’라는 범위도, 기존의 ‘크리에이터’라는 범위도 크게 뛰어넘으려는 것 같습니다. OMOTE 3D SHASHINKAN 등 귀사의 프로젝트도 크게 화제가 되었죠.
이토 : OMOTE 3D SHASHINKAN을 할 때는 3D 스캐너와 3D 프린터라는, 압도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 게 있어서 해 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두 마찬가지로 후각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세상에서는 ‘3D 프린터, 3D 프린터’라고 하는 거죠. 하지만 가격 문제도 있어서 금방 침투하진못하구요. TV도 10년, 20년이 걸려서 보급되었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3D 프린터도 사람들의 생활에 뿌리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저희들은 그걸 앞지르는 쪽이었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오해를 무릅쓰고 말씀 드리자면, 디지털은 어딘가 ‘따스함이 없다’던가, ‘따끔따끔해서 눈에 나쁘다’는 심리적인 부분으로 받아 들여집니다. 그게 ‘따스한 온기’나 ‘멋져졌다’ 같이 본능적으로 느껴지게 되면, 단숨에 퍼질 것 같습니다.
― 그래서 기술을 구사하면서, 그래도 ‘디지털, 디지털’하지는 않는 거군요. 대단하면서도 자연스럽달까요?
이토 : 만드는 과정은 ‘디지털’이지만, 결과물은 굉장히 본능적인 거랄까요. 거기에 끼어있거나, ‘기술’과 ‘일상’의 매개자가 될 수 있는 건 ‘크리에이터’란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저도 실 없는 사람이죠. 어릴 적에도 막 내뱉었던 게, 어름이 된 지금도 재미있어요. 그걸 기술로 현실화합니다. 기술을 내세우면 부자연스러워집니다. 거기에서의 균형을 중요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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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웠던’ 경험에서 탄생하는 크리에이티브
― 이전에 강연에서 ‘크리에이터에게 중요한 건?’이라는 질문이 나왔을 때, ‘부끄러움을 피하는 것’이라고얘기 하셨었는데요. 그건 어떤 건가요?
이토 : [우주형제의 MOON JUMP]란 앱이 있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동시에 점프해서 ‘지구에서 없어진다’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앱이었는데요, 이게 나오키 씨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 힌트가 되었습니다. ‘부끄러움’에서 탄생했지만 굉장히 좋았습니다.

우주형제 아이폰 앱 [지구에 없었습니다 MOON JUMP] http://spacebrothers-app.com/moonjump/
나카무라 : 실은 어릴 적에 해가 바뀔 때 카운트다운에 맞추어서 꼭 점프하곤 했습니다. ‘그 순간, 나는 지구에 없었어’ 같은 상황을 만들고 싶었죠. 이 행동을 계속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진 않을까 하고 말이에요.
그것 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서,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해가 바뀔 때 밖으로 나가서 알몸으로 점프하게 되었습니다. 뭔가 일어나진 않을까 하며 두근두근하며 뛰어 올랐지만…결국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이젠 실망했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께 ‘알몸으로 점프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러자 도리어 굉장히 실망을 하셨습니다. 부모님은 ‘어쩜 그렇게 바보 같냐’고 생각하셨겠죠. 마지막엔 부모님끼리 ‘누가 이 녀석을 키웠냐’, ‘네가 키웠다’, ‘네가 키웠지 않냐’며 싸우셨습니다.
어릴 적엔, 이렇게 보여도 결국 꿈 많은 소년이었습니다. 바보 같은 짓만 했었지만… 그저 주변 사람들이 보면 바보여도, 자기 나름대로는 제대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 어릴 적에는 분명 ‘자신만의 룰’ 같은 걸 만들었습니다. ‘이 돌멩이를 차면서 집까지 돌아간다’라던가 ‘횡단보도의 흰 부분을 벗어나면 진다’던가. 이런 얘기를 하면 의외로 다양한 사람들이 공감을 했습니다.
이토 : 이 [MOON JUMP]가 왜 웃긴지 생각해 봤을 때, ‘어린애니까 중요하게 했던 것’에 대한 공감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걸 나오키 씨가 고백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형태가 되지 못했겠죠.
세상 사람들은 작품이 나온 배경을 모르지만, 각자 자신 속에 있는 동심과 연결하여 ‘왠지 함께 점프하면 재미있을 거 같아!’하는 쪽으로 연결됩니다. 만들어가는 과정에 제대로 온도가 느껴지는 체험이 있고, 그게 유저 체험으로도 연결됩니다. 이런 부분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 그런 ‘추억’이나 ‘부끄러움’에서 모두의 어릴 적 체험이나 심리에 꽃히는 크리에이티브가 태어나는 거겠네요. 어떤 의미로는 크리에이터의 인간미를 묻는 것 같달까요?
나카무라 : 제가 이토 씨를 보고 있어도…왠지 이상한 구석에서 이상한 서비스 정신이 있더라구요. 이상한 곳에서 옷을 벗거나, 부하를 벗기려고 하거나. ‘이 아저씨, 괜찮은가’ 싶은 일이 자주 있습니다. (웃음) 음, 분위기를 띄우려는 건가?
업무에서만 재미있는 걸 하려고 선을 가르기보다는, SURPRISE를 좋아한다던가, 서비스 정신이 있다던가, 의외로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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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부족하게 느끼는 걸 자각하고 뛰어넘는 힘
― 앞에서 했던 얘기에서 크리에이터가 개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엇을 느껴왔는지 같은 부분도결과물이나 표현하는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나카무라 : 직접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예전부터 운동을 못했습니다. 타인과 결과를 겨루거나, 자신의 실패가 타인에게 폐가 되는 게 싫어서였죠. 즉 거의 모든 스포츠에 젬병입니다. (웃음)
머리가 빼어나게 좋았던 것도 아니고, 이런 콤플렉스를 무언가로 매꾸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어릴 적엔 웃기고 재미있는 녀석 같은 캐릭터이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질 시험해 보면서 대학생 때에는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뭐지!?’하고 고민했습니다. 내 안에서 하고 싶었던 걸 해보니, 당연하게도, 반드시 평균 사람 이하였습니다. ‘이거라면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만나지 못하면, 어찌해 보지 못하고 죽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덴츠에 수습으로 들어가고 ‘아, 내가 열심히 해야 할 포인트는 여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걸 만났습니다. 그때까지 다양한 콤플렉스를 안고 있었고, 부끄러움도 많았습니다. 그건 이제 굉장한 원한입니다. 원한의 힘!
― 그렇군요. (웃음) 그런 의미에서 ‘부끄러움’과 ‘좌절’은 굉장히 가깝게 느껴지지 않나요?
이토 : 굉장히 가깝죠! 그거 좋네요. 내가 할 수 없으니까 이 쪽으로 가볼까 하는, 콤플렉스가 크리에이티브를 살리는 부분이 굉장히 크죠. 할 수 없는 걸 뛰어넘으려면, 그 틈 사이로 빠져나가면서 가장 자신다운 길을 찾습니다. 그럼 크리에이티브에서 돋보이는 부분이 보인달까요.
철저하게 내가 할 수 없는 걸 자각합니다. 예를 들어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은 철저하게 그림을 그리지 않는 크리에이티브를 추구하지요. 하지만 그게 그 사람의 강점이 되고, 재능을 갈고 닦게 됩니다.
자신이 콤플렉스로 생각했던 부분이 재능일 경우도 있고요, 전혀 다른 부분일 경우도 있습니다. 애초에 콤플렉스를 자각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죠. 자신에게 결핍된 부분을 마주하고 인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자신에게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아마 PARTY의 모든 이도 그렇지 않을까요. 부족함을 자각하고 있기에 높은 곳을 노립니다. 그런 점이 멋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