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Chipchase

[Harvard Business Review] ‘디자인 리서치란 무엇인가’ 얀 칩체이스에게 묻다 (후편) : 디자인 사고에서는 왜 ‘공감적인 경험’을 중요시하는가?

DIGITAL INSIGHT, FROG, HARVARD BIZ REVIEW

デザイン思考ではなぜ「共感的経験」を大切にするのか
ヤン・チップチェイス氏に聞く「デザイン・リサーチとは何か」(後編)

——-

Jan Chipchase

얀 칩체이스(Jan Chipchase)
디자인 컨설팅 펌인 frog의 글로벌 시장 조사 / 분석 부문에서 Executive Creative Director를 맡고 있다. 노키아의 주임 과학 연구원을 거쳐 현재의 직장에 몸 담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 중국 / 아프가니스탄 / 우간다 / 브라질 등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리서치를 진행했다. 또한 지금까지 미국의 스탠포드나 메사추세츠 공학대학(MIT), 영국의 왕립미술대학, 인도의 국립 디자인 연구소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2011년에는 Fast Company에서 ‘비즈니스 업계에서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100인’에 선정되었다. 2014년에는 디자인 브랜드인 ‘Studio D Radiodurans’를 발족했다. 일본에 10년 동안 체재한 경험이 있으며, 일본인 아내와 함께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저서로는 [サイレント・ニーズ――ありふれた日常に潜む巨大なビジネスチャンスを探る]* (에이지출판(英治出版), 2014년) 가 있다.

* 국내에는 [관찰의 힘 : 평범한 일상 속에서 미래를 보다]로 출판되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226398

——-

전편에서는 디자인 리서치의 특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후편인 이번 회에서는 실제로 디자인 리서치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또한 디자인할 때에 필요한 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행동 관찰의 프로가 밝히는 리서치 방법은 무엇일까? 

——-

[Flow 상태를 만드는 즉석 스튜디오]

Q. 리서치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하고 계신가요? 

리서치 방법은 다양합니다만, 최근 10년 동안에는 즉석 스튜디오를 만듭니다. 즉석 스튜디오란 리서치 팀의 사람들이 현지인들과 함께 생활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여기에서 보통 10일 정도 약 8명이 함께 생활합니다. 같은 병으로 마시고, 같은 접시로 먹으며, 같은 화장실에서 일을 봅니다. 그런 식으로 얻은 신뢰 관계는 해외의 컨설턴트를 데리고 와서 최고급 호텔에 머무는 방식으로는 얻을 수 없으며, 얻을 수 있는 데이터의 질도 다릅니다.

다만 즉석 스튜디오에서는 절대로 잡무에 사로잡히지 않고, 해야 할 과제에 100% 몰두하기 위한 환경,즉 Flow 상태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완벽하게 만들기는 굉장히 어렵지만, Flow 상태를 구축할 수 있으면 생산성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이를 위해서 에어컨 설비나 위성 안테나, 모바일 오피스, 프린터 같은 실내 인프라는 기본이고, 요리사/청소부/운전수까지 준비하기에, 큰 투자도 필요합니다.

미얀마의 즉석 스튜디오에서는 매일 배달되는 빵과 신선한 우유와 요구르트와 함께, 모두 모여서 뮤즈리(Muesli, 시리얼 종류)를 만다는 ‘의식’이 있습니다.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걸 함께 재미있게 만들며 팀으로서 결속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모두가 기뻐할 수 있는 성과물이 나온다는 점에서 이 의식은 매우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리서치를 하면서, 논리적인 문제에도 직면합니다.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 같은 논리관을 가지면 비교적 쉽지만, 국제적인 팀, 그것도 단기적인 관계 속에서 동일한 논리관을 가지기는 어렵습니다. 즉석 스튜디오는 함께 생활하면서 논리관을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매일 서로의 행동을 보고 있기에, 로비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것보다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여기까지 갖추면 그야말로 완벽한 Holiday Romance라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는 Holiday도 Romance도 없지만요. (웃음) 하지만 이런 공간에서 집중하면, 하루에 12시간이든 16시간이든 일을 하더라도 괴롭다고 생각하지 않고 마무리 됩니다. 과학과 예술이 융합된 공간이라 할 수 있죠.

 

Q. 굉장히 독특한 리서치 공간이군요. 실제로 리서치를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전형적인 팀은 디자인 리서치 담당자, UX 담당자, 전략가, 그래픽 디자이너, 특정 분야의 전문가(Domain Expert) –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다양성은 이해를 형성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입니다. 또한 클라이언트가 팀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가장 효율성이 높은 팀은 즉석 스튜디오에서 매일 지금까지 무엇을 배웠는지, 앞으로 무엇을 배울 것인지를 서로 이야기하고, 거기에 따라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경우해 따라서는 사전에 세운 리서치 계획 대로 진행되지 않기도 합니다. 저희들은 절대적으로 옳은 걸 할 수 있다고 확신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추진하지만, 진보적인 걸 걱정하는 클라이언트와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클라이언트도 당사자로서 참가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팀에는 2개의 원칙이 있습니다. 첫번째 원칙은 ‘관찰자’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멤버가 CEO라 할지라도 일은 함께 하는 겁니다. 그리고 2번째 원칙은 ‘Upside down(거꾸로)’이란 원칙입니다. 간단한 원칙이지만, 팀 내의 온갖 권력 관계나 나이 차 등 조건을 배제하기 위함입니다. 예를 들어 가장 어린 사람이 마음에 드는 방을 고릴 수 있게 합니다. 그렇게 하면 어린 사람이 1인실에서, 나이가 많은 사람은 공동으로 방을 쓰고,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방이 없어서 침대에서 자거나, 회의실에서 자는 상황도 생깁니다.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Thinking out of the box)’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런 현실을 만들어내는 것도 필요합니다. 물론, 문화적인 배경에 따라 이런 접근법을 거절하는 분도 계십니다. 그럼에도 실제로 해 보면 이 이점을 이해해주신다는 걸 경험적으로 이미 실증했습니다.

——-

[디자인 리서치에서는 공감적인 경험이 필수다]

Q. 데이터를 모으려면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나요? 

저희는 빅데이터나 스트리밍 데이터도 활용하긴 합니다만, 그럴 때엔느 소비자의 프라이버시가 굉장히 큰 장해가 됩니다. 이에 비해 저희들의 조사 방법은 실제로 현지 분과 얼굴을 맞대고 계속 미팅을 해서, 거기에서 의미가 있는 데이터를 추출해내야 합니다. 즉석 스튜디오에 데이터를 모아두기 전에 필터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어디에서 얻었는지, 그 데이터의 신빙성과 맞는 데이터를 모았는지 확증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맛있는 식사를 만들자’는 테마가 있다면, 맛있는 식사의 특징이 무엇인지 생각하겠죠. 그리고 원재료에 대해 생각할 때 이를 추적할 가능성(traceability)이 있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만약 자신이 원재료를 만들었다면 그 이상으로 확실한 추적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제품은 그 제품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만든다는 걸 알게 됩니다. 카메라든 아이폰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맞는 데이터를 얻었다면 멋진 제품 / 디자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빙성이 있고, 출처가 명확한 데이터는 자신의 경험입니다.

Q. 자신의 주관이 들어가도 괜찮은 건가요? 

클라이언트가 무엇을 알고 싶어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불필요하고, 단순한 사실만을 원하는지, 혹은 영감을 원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극단적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영감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오는 게 대부분이기에, 주관은 그 나름대로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미얀마에서 금에 대한 조사를 했을 때의 일인데요. 미얀마에서 자산을 금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금괴와 귀금속에서는 가치가 크게 차이 납니다. 저희는 리서치에서 금 팔찌를 착용한 여성을 거리에서 인터뷰했었고, 집에 금괴를 가진 사람에게도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한편, 주머니에 6500달러 상당의 금괴를 넣은 채로 하루를 보낸다는 원칙을 만들었습니다. 그랬더니 멤버들은 ‘그런 걸 가지고 걷는 불안함’이라는 감정적인 측면에서 금과의 거리가 줄어 들었습니다. 금이라는 것에 대한 사고 방식이 그저 그것만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건 디자인 사고에서 굉장히 중요한 ‘공감적인 경험’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얼마나 소비자의 마음에 공감하느냐와 같은 것입니다.

디자인 리서치의 목적인 Why를 알기 위해서는 수많은 공감적 체험을 쌓는 게 필수입니다. 그런 경험에서 나온 디자인은 분명 멋진 것일 테죠.


※ 이 블로그의 글을 받아보시고 싶으시다면, 페이스북 혹은 트위터를 팔로우하시거나 RSS를 구독해 주세요.

Posted by

다양한 분야의 토끼굴을 넘나들며, 영감과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전하는 콘텐츠 디렉터/콘텐츠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