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 월드컵 캠페인, 그리고 축구 영상 캠페인의 최강자 나이키 : 전편

ADIDAS, NIKE, AKQA, W+K, ADAGE, CANNES LIONS, TBWA, CHIAT/DAY, R/GA, COCA-COLA, ONE SHOW

유투브에서 올해 최고의 광고 영상 TOP 10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 1~2위를 한 브랜드가 독점했다. 바로 나이키의 월드컵 광고들이었다. (타이틀은 2014년 월드컵 캠페인이지만, 먼저 나이키의 역대 블록버스터 광고들을 훑어보려 한다.)

사실 유투브에서 최초로 100만 조회수를 돌파한 기업/브랜드는 ‘나이키’였다. 2006년 월드컵을 앞두고, 당시 최고의 축구선수였던 호나우지뉴가 불가능한 것을 해내는 놀라운 바이럴 영상을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단 6명의 스탭이 바르셀로나로 가서, 호나우지뉴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축구화 ‘티엠포 레전드’를 신고 연속으로 골대만 맞추는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담았다.

당시 업로드된 유투브 영상은 지금도 남아 있으며, 요즘 바이럴해도 높은 조회수인 약 4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2008년엔 유로컵 캠페인으로, 당시 마돈나의 남편으로 유명했던 가이 리치 감독의 ‘Take It to The Next Level’을 선보여서 화제가 되었다. 현재 가장 핫한 에이전시 중 하나인 72andSunny에서 제작하였으며, 전세계의 풋볼러들이 더 축구를 잘하도록 돕고 영감을 주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영상 안에서는 1인칭 시점으로 내가 유명 축구 선수가 되는 가상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고프로가 없던 당시에 이러한 기법은 너무도 획기적이었으며, 이 작품은 2008년 칸 라이언즈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이렇게 월드컵과 유로컵이 있는, 2년마다 개봉하는 ‘축구계의 블록버스터 릴레이’가 시작되었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아디다스와 달리 나이키는 ‘월드컵’이란 단어조차 언급할 수 없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캠페인에서 ‘WRITE THE FUTURE’ 영상을 선보이면서부터 Ambush marketing으로 손꼽히는 브랜드 중 하나가 된다.

‘Just Do It’을 만들어내며 인연이 깊었던 W+K의 Wieden + Kennedy Amsterdam에서 담당하였으며, 이후로 계속 2년마다 블록버스터 축구 광고를 함께 만들고 있다.

한 순간의 플레이로 국가의 영웅 혹은 루저가 결정되는 치열함을 루니/호나우지뉴 등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들의 캐릭터와 그들의 상황을 잘 살려서 구성하였으며, 심슨화된 호날두로도 화제가 되는 등 평소에 축구에 관심이 없었던 나 같은 사람이라도 귀가 솔깃할만한 대중적인 코드를 잘 버무려 놓았다.

이전 해인 2009년에는 에비앙이 ‘Roller Babies’로 5천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유투브에서의 바이럴 경쟁이 심화되고 있었는데,

나이키는 이 월드컵 광고 영상을 유투브와 페이스북으로 런칭하였으며, 1천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월드컵 공식 주제가였던 샤키라의 ‘WAKAWAKA’와 근소한 차이(약 100만 조회수)로 가장 많이 바이럴된 영상에 등극한다. 이 영상은 2011년 칸 라이언즈 필름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또한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도 가장 높은 건물 중 하나인 Life Centre에 축구장 크기 만한 2면짜리 대형 LED 전광판을 부착, 페이스북 앱과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의 팬들이 나이키 소속 축구 선수들에게 보낸 응원 메시지를 보여주며, 월드컵 기간에 남아공의 야경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2012년 유로 컵을 맞아 공개한 ‘MY TIME IS NOW’는 Wieden + Kennedy London에서 담당했는데, 그 동안 브라질 얼굴 마담으로 등장했던 호나우지뉴 대신 네이마르가 나오기 시작한다. 브라질 선수인 네이마르가 유로 컵을 겨냥한 광고에 나왔다는 것이 의아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네이마르는 국가대표 유니폼이 아닌 ‘THE CHANCE’라는 나이키의 축구판 슈스케 유니폼을 입고 축구계의 신성으로 ‘혜성 같이’ 등장한다.

THE CHANCE는 당시로는 모바일에 강했던 디지털 에이전시인 AKQA가 담당했는데, 유소년 발굴로 유명한 아르센 벵거 감독이 주축이 되어 미래의 축구 유망주를 발굴하고, 나이키 아카데미에서 훈련하며 프로 축구팀에 스카우트될 기회를 얻게 된다.

이러한 나이키의 숨은 이야기들은 유투브 커스텀 채널을 통해서, 곳곳에 부비트랩처럼 설치된 터널을 들락날락하며 카메오와 콘텐츠를 찾고 즐길 수 있게 했으며, (지금도 한국어로 체험할 수 있다.)

 

이 캠페인으로 2013년 One Show Interactive에서 금상을 수상하였고, 영상은 2013년 칸 라이온즈 필름 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하였다.

 

MY TIME IS NOW를 기점으로 그 동안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스토리가 미래의 축구선수들에게로 촛점이 옮겨진다. (그래서 호날두도 THE CHANCE 유니폼을 탐내는 걸로 나온다.)

 

그럼, 2년 후인 올해 월드컵에서는 어떤 브랜드들이 어떤 영상들을 선보였을까? 유투브 조회수는 국내만이 아닌, 여러 지역을 타겟으로 광고를 하면 올릴 수 있기에, 조회수도 조회수지만, 축구 혹은 광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영상을 소개하려 한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Emirates 항공은 축구계의 전설 ‘펠레’와 전설이 될 예정인 ‘호날두’가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만난다는 스토리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맥도날드는 ‘GOL!’이라는 영상을 통해, 브라질에서 남녀노소 장난스레 축구를 즐기는 모습을 담아냈다.

나이키의 월드컵 광고를 담당하고 있는 W+K에서도 Wieden + Kennedy Sao Paulo에서 라틴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를 겨냥하여 ‘SIGNS’라는 광고를 선보였다. 월드컵 개막 전인 6월 3일에 공개되었으며,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월드컵을 기대하는 가운데, 자신의 나라가 우승할 것만 같은 징조(Sign)를 목격하고 함께 나눈다.

올해 월드컵 광고를 가장 많이 찍은 메시는 ‘Ooredoo’라는 이동통신사 광고에서 아이들과 길거리 축구를 하다 장난에 말려들고,

네이마르는 NIKE+를 만들어낸 나이키의 또다른 대행사 R/GA에서 담당한 Beats by Dre의 ‘The Game Before The Game’ 영상 속에서, 아버지와 감동적인 통화를 끝으로, BGM 타이틀처럼 정글 같은 경기장으로 입성했다. 이 영상은 마치 한편의 잘 연출된 뮤직 비디오를 보는 것 같은 수작으로, 현재 2,6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후에 역시 나이키 소속 선수인 르브론 제임스가 자신의 친정팀인 클리블랜드로 귀환했던 이슈를 활용한 ‘LeBron James in ‬RE-ESTABLISHED 2014 – Powerbeats2 Wireless‬‬‬’ 또한 멋지다.)

이전에도 네이마르는 닥터드레 헤드폰을 낀 모습을 인스타그램으로 종종 공개했었는데, 월드컵 현장에서 네이마르 외에도 루니, 수아레스 등도 이 헤드폰을 애용해서 공식 스폰서가 사용 금지를 요청해서 화제가 되었다.

 

이제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아디다스의 영상들을 소개하려 한다. 아디다스의 광고들은 애플 광고로 유명한 TBWA\Chiat\Day에서 주로 담당했는데, 나이키보다 약 한달 빨리 포문을 열었다.

2013년 11월 5일, 형광 컬러가 돋보이는 ‘Samba Collection’의 영상을 공개하면서 브라질 월드컵 영상 캠페인의 신호탄을 올렸다.

 

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 ‘I am brazuca.’를 소개할 때는 영상에서의 기법과 마찬가지로, 유투브 커스텀 채널에서 브라주카가 된 듯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월드컵 개막 1달 전에는 배틀팩을 소개했으며,

 

개막 3주 전에는 all in or nothing 캠페인으로 ‘The Dream’을,

 

개막 당일에는 또하나의 all in or nothing 캠페인 영상인 ‘The Wake Up Call’을 공개했다.

 

결승전에서 아디다스 후원팀인 독일과 아르헨티나가 맞붙으면서, ‘The Final’이란 영상을 공개했고,

여러 영상들 중에서도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영상은 베컴, 지단 등이 집에서 축구를 하며 노는 ‘House Match’ 영상이었다.


아디다스와 달리 정식 스폰서가 아닌 나이키는 어떻게 월드컵 캠페인을 전개해서 올해 최고의 광고 영상 1~2위를 차지하게 되었는지는 다음 편에서 소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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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은진 / 姜恩珍 / Content Specialist - 지구에 3%뿐인 4개 국어(한/일/영/중) 구사자(Polyglot) - 마케팅하던 덕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