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학교 청개구리에서 디지털 광고의 과거와 미래를 만나다

DIGITAL INSIGHT, POSTVISUAL

이 블로그에는 내 소개 페이지가 없다. 하지만 페이스북이나 링크드인 등을 보면 [포스트비쥬얼]이라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나는 ‘포스트비쥬얼의 강은진’이라는 브랜드보다는 그저 ‘강은진’이라는 브랜드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업무 상 혹은 업계에서는 아는 사람이 대부분인 페이스북/링크드인 등이 아닌 공간에서는 소속을 노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글은 이런 소속을 밝히지 않고는 쓸 수 없었다. 우리 회사의 대표님 중 한 분이신 이지희 대표님이 교육운영위원으로 계시기에 [광고학교 청개구리]의 수업을 청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주 금요일 저녁, 광고학교 청개구리에서는 이지희 대표님과 정현복 CD님의 공동 강연인 ‘디지털 시대의 광고 10년’이 진행되었다. 장소는 이지희 대표님께서 포스트비쥬얼로 오시기 전에 부사장으로 있으셨던 웰콤의 건물인 [웰콤시티] 지하의 세미나룸이었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1번 출구에 위치해 있는 웰콤시티. 카페도 있고 레스토랑도 있는 분위기 있는 건물에 여러 광고회사가 함께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지난 3월 초에 경쟁을 뚫고 선발된 미래의 크리에이터들이 광고업계의 선배들로부터 멘토링과 교육을 받고 있는데, 포스트비쥬얼은 3번에 걸쳐 ‘디지털’을 중심으로 강연을 하게 되었고, 이 중 첫번째 파트를 조르고 졸라서 청강하게 되었다.

※ 이미지 출처 : 광고학교 청개구리 페이스북 https://goo.gl/nUErT5

강연에서는 2000~2015년 – 15년 중에서도 2005~2015년을 집중해서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 강연은 이 광고학교 학생들을 위한 것이므로, 2013년에 한번 이 블로그에서 얘기한 내용이긴 하지만, 다시 한번 2015년의 내가 본 버전으로 각색해서 조금 다르게 전하려 한다.

1999년에 초고속 인터넷(ADSL)이 깔리면서, 전화 모뎀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던 90년대 PC통신 시대에서 PC를 중심으로 한, 멀티미디어를 웹에서 즐기는 시대가 되었다. 2001년엔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나오고, 이후 네이버 블로그/이글루스 등 개인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채널이 급증했다. 또한 디지털 카메라도 보급되고, 2002년 한일 월드컵처럼 서로 모이고 싶어지는 모멘텀도 있었다.

2004년에는 버거킹의 [복종하는 닭]이 전세계적으로 광고업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인터랙션’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었다. 네이터 웹툰과 페이스북도 같은 해에 등장했고, 이 다음 해인 2005년에는 유투브가 탄생한다. 그리고 2006년 타임지는 Person of the Year로 ‘YOU’를 선정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당시의 나는 포스트비쥬얼의 대표님이신 설은아 대표님의 특강을 듣고, 인턴으로 지원서를 냈다가 ‘글 쓰는 거 좋아하고 포샵 조금하는 알바생’ 생활을 1년 반 동안 했다.

2006년에는 마케팅 역사에 획을 그은 또 하나의 대박이 출현하는데, 바로 [나이키 플러스]였다. 나이키와 애플이 만나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었고, 이후에는 나이키+ 러닝 앱/나이키+ 퓨얼밴드까지 낳게 된다.

그리고 2008년, 포스트비쥬얼이 나이키 우먼의 캠페인인 [This is Love]의 일환으로 디지털 인스톨레이션을 설치하고 있던 한밤중에 면접을 보고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처음으로 제대로 맡게 된 프로젝트는 나이키+ 스포츠밴드의 전세계 런칭을 기념하여, 전 세계의 러너들이 같은 날에 리얼과 버추얼로 달리는 [휴먼레이스]의 블로그였다.

현재는 NIKE WE RUN SEOUL이란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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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대학내일20대연구소 페이스북 https://goo.gl/TYB5it

이후에도 여러 나이키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그야말로 나의 ‘스승’이라 부를만한 브랜드이다.

2009년에는 KT에서 아이폰을 국내 최초로 출시하면서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고, 2010년, 올드 스파이스가 [Questions] 캠페인으로, 트위터로 받은 질문에 유투브 영상으로 답변해 주면서 화제가 된다.

이듬해에는 인텔이 [Museum of Me]를 선보이면서, 그야말로 페이스북 속에 담긴 인간의 삶을 디지털화한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디지털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나이키+ 퓨얼밴드]와, 전세계인들이 동시에 감상한 [레드불 스트라토스]도 이런 예라고 생각한다.

2013년, 볼보 트럭이 [LIVE TEST SERIES]를 시작하고, 장 끌로드 반담의 [EPIC SPLIT]으로 대박을 친다. 지금은 광고제에 Branded Entertainment 부문이 따로 있을 정도로, 브랜드가 이런 류의 콘텐츠로 광고/마케팅을 하는 게 흔해졌다.

※ 이미지 출처 : http://www.speakmedia.co.uk/

※ 이미지 출처 : http://www.speakmedia.co.uk/

“Every company is a media company.”

강연을 들으면서 생각났던 부분들을 내 식으로 정리를 해 보긴 했지만, 현장에서 무수히 쏟아진 학생들의 질문들은 현직에 있는 광고인들의 고민과 크게 다름이 없었다.

이후에 이런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했었다.

이는 이전에 소개했던 Fast Company의 [2020년 마케팅이 어떨지에 대한 25가지 예측(25 PREDICTIONS FOR WHAT MARKETING WILL LOOK LIKE IN 2020)] 속의 내용과도 맞닿아 있었다.

“Good agencies will act like product companies, not service companies. Service companies aspire to a happy customer and a contract renewal. Product companies innovate quickly and offer better value with each iteration. Agencies who get the Silicon Valley fast iteration memo will lead the next generation.” – Matt Jarvis, Chief Strategy Officer, 72andSunny

그 예시로, 2가지를 들 수 있는데, 하나는 일본의 크리에이티브 랩 [PARTY]에서 만든 아무로 나미에의 최신 뮤직 비디오다.

같은 회사에서 CCO로 있었던 Morihiro Harano 씨가 OK GO의 뮤직비디오인 [I Won’t Let You Down]으로 글로벌적인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고, 이 때 빌렸던 혼다의 [UNI-CUB]도 뒤늦게 조명을 받아서, 이 브랜드명으로 광고제에 출품할 수 있게 되었다.

또 하나의 예는 이전에 소개했던 [Lyric Speaker]이다.

광고학교 청개구리의 강연을 통해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서, 크리에이터들이 다루어야할 캔버스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미디어의 형태에 얽매이는 게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과제에 솔루션이 될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하고, 그건 그 어떤 것이든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드러내길 두려워하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길 두려워하지 않아야 할 거 같다.

“나는 한국 학생들이 서로의 차이를 더 드러내고 조명했으면 한다. 그런 ‘차이’야말로 우리의 힘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수업의 목표도 그것이다. 한국 학생들이 좀 더 다른 사람과 내가 어떻게 다른지, 네 관점과 내 관점은 어떤 면에서 왜 다른지 잘 드러냈으면 좋겠다.” – 피터 티져리 교수,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

광고학교 청개구리에서는 6월 10일까지 미래의 디지털 디렉터를 모집하고 있다. 멋진 광고인 선배들과 함께, 보다 다양해지는 크리에이티브의 캔버스 위에서 차이를 낳는 디지털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이들이 더더욱 많이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람이 온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 2011년 여름편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 2011년 여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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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의 토끼굴을 넘나들며, 영감과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전하는 콘텐츠 디렉터/콘텐츠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