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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ORS] 버즈피드 재팬의 편집장, 후루타 다이스케가 들려주는 “버즈(Buzz)의 진정한 의미”

BUZZFEED, SENSORS

사사키 토시나오가 버즈피드 재팬의 편집장, 후루타 다이스케로부터 “버즈의 진정한 의미”를 듣다
佐々木俊尚がBuzzFeed Japan編集長 古田大輔に聞く「”バズ”の本当の意味」

  • 출처 : SENSORS http://www.sensors.jp/post/buzzfeed.html
  • 게재일 : 2016년 3월 2일
  • 취재/작성 : 하세가와 료(長谷川リョー) | SENSORS Senior Editor
    1990년생. SENSORS와 WIRED.jp 등의 편집자/작가. 지금까지 주간 플레이보이, GQ JAPAN 웹 등에서 집필. 동경대 대학원 정보학부에서 미디어론을 연구. 최근엔 인공지능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장래 희망은 말 주인이 되는 것이다. (트위터 : https://twitter.com/_ryh )
  • 번역 : 강은진 https://alleciel.com/

작가 겸 저널리스트인 사사키 토시나오는 정보/미디어/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이 시대의 최첨단을 해독하고 전하고 있다. 트위터로 매일 아침, 45만 명 이상의 팔로워에게 정보를 큐레이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이번 회의 SENSORS는 사사키 토시나오 씨가 작년(2015년)부터 시작한 유료 회원제 커뮤니티인 <LIFE MAKERS>에 주목했다.

전편인 “사사키 토시나오가 탐구하는 21세기형 ‘미디어 쉐어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인 LIFE MAKERS” 기사에서는 사사키 씨가 왜 지금 커뮤니티를 만드는지에 대한 이유를 들었다.

그 후편인 이번 회에서는 인터뷰를 했던 날에 버즈피드 재팬의 창간 편집장인 후루타 다이스케를 초청하여 진행된 LIFE MAKERS 토크 이벤트 현장을 전한다.

(좌) 사사키 토시나오 (우) 후루타 다이스케

(좌) 사사키 토시나오 (우) 후루타 다이스케


[드디어 일본에서도 시작된 버즈피드(BuzzFeed)는 조사 보도와 단독 보도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2016년) 1월부터 일본판을 시작한 버즈피드는 월간 조회수가 50억을 넘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디어다. 이른바 ‘확산된다(バズる, 바이럴되다)’는 어원이 되기도 한 이 회사의 콘텐츠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라면 고양이 관련 글, 사진, 동영상일 것이다. 한편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회사가 조사 보도와 단독 보도에도 상당히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판의 편집장인 벤 스미스의 전 직장이 정치 미디어인 ‘Politico’라는 것과, 이번 일본판의 편집장으로 취임한 후루타 씨의 전 직장이 ‘아사히 신문’이라는 전통적인 보도기관이라는 것에도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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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에는 뉴욕/런던에 조사 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20명으로 구성된 팀이 있다. 이 팀을 리딩하는 마크 슈프스(Mark Schoofs)는 저널리즘에서 가장 권위있는 퓰리처 상을 2000년에 수상했다. 최근엔 프로 테니스 업계에 조작 경기에 대한 특종 조사 보도 기사가 화제가 되었다.

이미지 출처 : logmi

이미지 출처 : logmi

후루타 :
2만 6천 개에 이르는 시합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폭로된 특종인데요, 보통은 아름답게 시각화하여 보도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시각화된 기사는 별로 읽히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기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GIF로 표현했습니다. 본질은 어찌되었든 널리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미지 출처 : DIGIDAY

이미지 출처 : DIGIDAY

올해 1월 19일에 버즈피드 일본판이 시작되었는데, 첫 기사로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현재를 전한 장대한 르포가 단독 보도 기사로 올라간 것도 하나의 명확한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이 기사는 읽으면 알기 쉽도록 상당히 스크롤해서 내려보게 되는, 분량이 긴 기사이다. 하지만 후루타 씨에 의하면 버즈피드는 이런 기사도 술술 읽히는 독자 체험을 제공한다고 자부한다.

버즈피드에서는 뉴스부터 바이럴 게시물까지 폭넓게 커버한다. (이미지 출처 : logmi)

버즈피드에서는 뉴스부터 바이럴 게시물까지 폭넓게 커버한다. (이미지 출처 : logmi)

후루타 :
지금까지의 일본 미디어에는 없었던 독자 체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광고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진지한 르포를 읽을 때 배너 광고를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 또 하나는 페이지를 분할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버튼을 클릭할 수 없을 때나, 로딩되길 기다리는 건 싫지요. 버즈피드는 ‘1PV에 얼마’라고 하는 비즈니스가 아니기에 이런 사양이 가능합니다.

버즈피드 재팬은 즐거운 미디어/신뢰받는 미디어/공유되는 미디어가 되려 한다. (이미지 출처 : logmi)

버즈피드 재팬은 재미있는(즐거운) 미디어/신뢰받는 미디어/공유되는 미디어가 되려 한다. (이미지 출처 : logmi)

자세한 내용은 버즈피드가 공개한 [편집/윤리 가이드라인]에 자세하게 나와 있는데, 버즈피드가 목표로 하는 건 그저 퍼뜨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재미있고, 신뢰받으며, 공유되는 미디어’가 아닐까?


[작가/에디터/엔지니어 – 팀 전체가 데이터에 민감하다]

디지털 및 종이 매체에서 모인 편집부원들 (이미지 출처 : logmi)

디지털 및 종이 매체에서 모인 편집부원들 (이미지 출처 : logmi)

현재 일본판 버즈피드 편집부는 13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다. 편집장인 후루타 씨, 부 편집장인 이토 다이치 씨, 소셜 미디어 상에 콘텐츠를 어떻게 전개할지 생각하는 에디터, 사진을 전문으로 다루는 포토 에디터, 해외 콘텐츠를 일본어화하는 각색(Adaptation) 에디터, 데이터 분석을 하고 콘텐츠 전략을 생각하는 매니징 에디터가 있다. 이 에디터 6명에 추가로 현장의 뉴스 리포터(작가) 6명과 버즈를 담당하는 스탭 작가 3명이 버즈피드의 체제이다. (2016년 1월 기준)

사사키 :
작가보다 운영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많은 체제가 되나요?

후루타 다이스케

후루타 다이스케
버즈피드 재팬의 창간 편집장. 1977년 후쿠오카 출생, 후쿠오카에서 자랐다. 와세다대 정경학부를 졸업한 후, 방랑 생활을 거쳐, 2002년 아사히 신문에 입사. 교토 총국에서 출발하여, 사회부 기자, 동남아시아 특파원, 디지털판 편집 등을 담당했다. 2015년 10월에 버즈피드 재팬 창간 편집장에 취임. 취미는 일이다.

후루타 :
글쎄요. 지금까지의 디지털 미디어의 사고 방식이라면 작가, 특히 외부 작가를 늘리는 경우가 무척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단순한데요, 콘텐츠 수를 늘릴수록 PV 수도 늘기 때문입니다. ‘1PV에 얼마’라는 비즈니스 모델에는 맞는 전략이라 생각하지만, 저희들의 경우는 본질적으로 기뻐해줄 만한 게 무엇인지, 공유되는 게 무엇인지 등을 파고드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저가 받아들여줄 콘텐츠를 생각해내는 에디터 쪽이 매우 중요해진 것이죠.

버즈피드의 모든 기사는 자사 편집부에서 작성한다 (이미지 출처 : logmi)

버즈피드의 모든 기사는 자사 편집부에서 작성한다 (이미지 출처 : logmi)

사사키 :
지금까지도 신문 등은 전형적이지만, 기사를 쓰는 것까지가 기자의 업무이고, 지면의 레이아웃 등은 정리부라는 식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누가 어디에서 읽고 있는지를 전혀 알 수 없었죠. 버즈피드는 게시한 후에 소셜 미디어에서 어떻게 배포하고 확산시키는지에 대한 부분에 상당히 힘을 쏟는 멤버 구성으로 되어 있다는 건가요?

후루타 :
에디터 뿐만 아니라, 작가에게도 데이터에는 민감해지라고 항상 말합니다. 버즈피드의 데이터 분석 툴을 사용하면, 작가여도 상당히 깊이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트위터에서 콘텐츠에 대해 어떤 의견이 나오는지를 항상 철저히 살펴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PV가 잘 나왔다, 공유가 많이 되었다는 건 악평이 많아서일 수도 있으니까요. 본질적으로 독자가 콘텐츠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올리기 전까지 작가가 봅니다. 그저 아무래도 작가만으로는 막다른 골목에 빠지기에, 이를 제대로 관망(오버뷰)하는 에디터가 있다는 구성입니다.

사사키 :
기존의 디지털 미디어에서는 자사의 기사가 어떻게 보이는지는 구글 애널리틱스로 알아보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버즈피드는 이를 위한 사내 툴을 가지고 있지요?

후루타 :
전세계의 사원 1,400명 중 데이터를 보는 엔지니어만 약 200명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통계를 전문으로 하는 스탭 팀에 ‘이 데이터를 주세요’라고 하면 화살 같은 속도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저희가 쓰고 있는 CMS 상에서도 데이터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작가나 에디터가 항상 데이터의 움직임을 신경쓰면서 일할 수 있습니다. 이건 수수하지만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입사하자마자 곧바로 뉴욕으로 연수 갔을 때에도 엔지니어가 만나러 왔더군요. 그들은 ‘우리의 업무 상대는 오디언스와 에디터다’라고 했습니다. 오디언스에게 최고의 체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에디터가 최고의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틀과 데이터를 갖춥니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뭐든 말해주세요. 바로 만들테니까’라는 식으로 엔지니어와의 거리가 굉장히 가깝습니다.

전세계의 버즈피드 사람들과 식견을 공유한다. (이미지 출처 : logmi)

전세계의 버즈피드 사람들과 식견을 공유한다. (이미지 출처 : logmi)

사사키 :
예를 들어 어떤 데이터를 볼 수 있나요?

후루타 :
그 중 하나가 실시간으로 소셜 미디어 상에서 어떻게 확산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알기 쉽게 시각화한 것입니다. 또 하나, 제가 감동한 게 어느 단락에서 몇 초 체재했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작가로서는 자신을 갈고 닦기위한 최고의 환경인 거죠. 자신이 가설을 세우면서 구축한 문성 구성이 맞는지 검증할 수 있습니다. ‘4번째 단락에서 질려버린 건가’하고 알 수 있으니까 다음에 쓸 때에는 구성을 의식하면서 개선할 수 있습니다.


[버즈피드를 이해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3가지 키워드 : 분산형, 네이티브 광고, 동영상]

사사키 :
버즈피드 미국판에서는 인스타그램, 스냅챗, 핀터레스트 등 다양한 플랫폼에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확산형’이라는 것이지요. 일본의 경우엔 유력한 플랫폼이 라인, 트위터, 페이스북 정도 밖에 없지만,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후루타 :
그 부분은 그야말로 버즈피드 재팬의 도전 분야로, 본국(미국)의 사람들도 매우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입니다. 통계에서도 명확하게 나타나는데, 일본은 외국 여러 나라에 비해 공유하는 문화가 적습니다. 버즈피드에서 작년에 가장 많이 공유된 콘텐츠가 300~400만 회 정도인 거 같은데요, 일본과 3자릿수 정도 차이납니다. 이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

사사키 :
그리고 버즈피드는 네이티브 광고가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발휘하고 있는데요. 후루타 씨는 버즈피드의 네이티브 광고의 성공 요인이 무엇이라고 파악하시나요?

후루타 :
버즈피드에서는 편집(editorial)과 광고(creative) 사이에 선을 명확히 그어서 나누고 있습니다. 정교분리(church and state, 政教分離)처럼 들리는 표현법일 수도 있지만,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어디까지나 편집 쪽의 톱이고, 네이티브 광고에 대해서는 제가 관여할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지식으로 말하자면, 버즈피드는 한결같이 어떤 콘텐츠를 좋아해 줄지를 연구했다는 게 크지 않을까요? 이건 당연히 네이티브 광고에도 연결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사키 :
그리고 또 주목해야 할 게 동영상인데요. 요리 영상을 시작으로 억 단위의 조회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건 누가 만들고 있나요?

후루타 :
로스앤젤레스에 ‘버즈피드 모션픽쳐스(BuzzFeed Motion Pictures)’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미지로는 마치 영상 제작회사를 하나 사버린 느낌이랄까요? 영상을 찍을 수 있을 정도의 세트도 있고, 진지한 다큐멘터리 등 무언가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음식 동영상 등은 의외로 영국 지사의 사무실 구석에서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사진 출처 : Los Angeles Times http://www.latimes.com/business/la-fi-buzzfeed-studios-20150809-story.html

사진 출처 : Los Angeles Times


[진지한 저널리즘도 재미있는 바이럴 기사도 같은 독자가 읽고 있다]

사사키 :
버즈피드의 콘텐츠를 생각하면서 코어한 저널리즘 기사와 재미 위주의 바이럴 기사가 동거하는 것을 어떻게 보여줄지가 있겠네요. 이런 조합이랄까 배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벤트 종료 후, LIFE MAKERS 회원과의 단체 사진

이벤트 종료 후, LIFE MAKERS 회원과의 단체 사진

후루타 :
버즈피드는 뉴스를 2012년부터 시작했지만, 데이터를 보고 바로 이해한 것은 ‘진지한 뉴스도 재미있는 바이럴 게시물도 같은 사람이 읽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저희가 추천하는 특정 장르를 보여주기 보다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깁니다. 저희들의 모토 중 하나가 ‘우리들이 있는 곳에 독자를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 독자가 있는 곳에 콘텐츠를 내보낸다(私たちのところに読者を引きつけるのではなく、読者のいるところにコンテンツを配信する)’는 것입니다. 다양한 채널에 콘텐츠를 게시하면서 이를 읽어줄지 아닐지는 독자를 신뢰하고 맡깁니다.

버즈피드는 소셜 미디어를 철저히 활용하여, 검색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 (이미지 출처 : logmi)


 

“우리들의 성공지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좋은 것을 전했는지이다”

버즈피드의 창업자인 조나 페레티가 전직원에게 보냈던 메시지에서 했던 말이다. 일본에서 ‘버즈’와 ‘바이럴’이라고 하면 ‘일회성(일과성, 一過性)’과 ‘Copy & Paste(コピペ)’ 같은 문맥에서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버즈피드가 ‘버즈(buzz)’에 담은 사상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귀여운 고양이도, 진지한 보도 뉴스도 독자에게는 ‘좋은 콘텐츠’에 불과하다. 런칭 후 1달도 안되어 페이스북 팬이 약 2만 명에 달하는 기세의 버즈피드가 일본에서 ‘버즈(바이럴)’을 재정의할지도 모른다.

 

Posted by

강은진 / 姜恩珍 / Content Specialist - 지구에 3%뿐인 4개 국어(한/일/영/중) 구사자(Polyglot) - 마케팅하던 덕후